~15.jpg

!15-0.jpg

199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진 남아프리카

출신 나딘 고디머(△사진)의 장편소설 '거짓의 날들'(책세상, 전2권,

각권 7천5백원)이 출간되었다.

그의 첫 장편소설인 '거짓의 날들'은 전세계 독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소설로 평자들이 ‘최고의 여성 성장소설’로 손꼽히는 작품

이기도 하다. 고디머의 사회 참여적인 작가정신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가 잘 드러나 있는 이 소설은 흑인 자의식 운동으로 대표되는

남아프리카 역사의 흐름이 개개인의 자기 정체성, 특히 흑인과는 또

다른 의미의 이방인으로 취급되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탐구에 어떠

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짓의 날들'은 화자이자 주인공인 헬렌이 어린 시절을 보낸 ‘광

산’, 처음으로 집을 떠나 여행하는 ‘바다’, 그리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기 위해 떠나는 ‘도시’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3부작 장편소

설이다. 사춘기 소녀의 섬세한 눈이 포착한 현실과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여성이 갖는 성적 호기심과 연애와 반항, 고

뇌와 자기성찰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헬렌 쇼는 여러 가지 점에서 고디머와 닮은 데가 있다. 헬

렌이 직면하는 문제들은 고디머가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서 겪어야 했던 문제들이었으며, 헬렌이 마음의 눈을 떠가는 과정은

고디머 자신이 겪어야 했던 변화와 개안의 과정에 다름 아니다.

또 헬렌의 ‘발전’은 단순히 그의 가정적인 배경이나 내적인 심리

변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아프리카의 정치적·사회적 상황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헬렌의 부모가 갖고 있는 부르주아적이고

이기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의식은 남아프리카 백인들의 일반적인 사

고방식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웃들에 둘러싸여 있던 헬렌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탈피해 도덕적 성장을 하는데, 그러한 과정에

서 ‘부모’뿐 아니라 ‘백인 공동체’로부터도 소외된다.

자기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소외의 과정과 맞물리는 것이다.

결국 헬렌은 자신이 설 곳을 찾지 못하고 남아프리카를 떠난다. 물

론 그것은 돌아올 것을 전제로 한 떠남이다. 헬렌은 “나는 계속 올

것이지만, 내가 오는 방식은 결코 되돌아오는 게 아닐 것이다”라고

말한다.

여섯 번째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나딘 고디머는 '이방인들의

세계', '가버린 부르주아 세계', '보호주의자' 등 일련의 소설을 통해

백인의 보수주의와 무사 안일한 진보주의를 통렬히 해부하고 비판하

는 동시에 전지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남성중심주의 사회의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