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언어연구』 발간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워진 언어, 사투리
지역 간 언어의 위계와 차이 존재

 

대구경북학회(회장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 언어가 무엇인지,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지녔는지 살펴보기 위한 작업을 시도했다. 그리고 지역 언어 연구자들의 전문 지식이 담긴 글들을 모아 지난달 『대구경북언어연구』를 제목으로 학술서를 펴냈다.

김태일(사진) 회장을 만나 『대구경북언어연구』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구경북학의 역사 발굴, 재구성 작업에 있어 지역 언어 연구는 기초 중의 기초다. 사투리는 지역의 문화자원으로 그 지역의 생활방식, 의사소통의 방식과 이해 정도, 공중의 인식체계 등 지역 고유의 정서와 역사, 지역민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지금은 미디어의 발달, 표준어 사용으로 지역 언어가 사라지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 지역의 정체성을 언어로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출발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표준어인 ‘~~하고요’를 ‘~~하구요’로 쓰는 경향을 발견했다. 서울지역의 사투리인 ‘하구요’는 겸손 전략이기도 하지만 서울 선망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언어가 문화인 동시에 권력으로 표기되며 자연환경적 특성과 삶의 양식이 반영되기도 하는데 그 예일 것이다.”

김 회장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워진 언어가 사투리이지만 표준어와 서울말에 밀려 사투리를 쓰지 않게 되는 것은 서울말과 사투리, 지역 간의 사투리와 사투리 사이에는 위계, 차이와 차별이 존재하며 이는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도 연동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유로 지역 언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역민의 삶의 기본적인 표현이고 문화적 전제인 지역 언어가 가치 있고 중요한 문화자산이라는 인식을 가져 지역 언어가 잘 보존·계승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학회에서도 언어 후속 연구로 지역 언어를 음성으로 담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대구 MBC 대강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는 1983년 대학가요제 대상 팀인 ‘에밀레’ 출신 싱어송라이터 심재경씨가 초청됐다.

“심씨가 안동 사투리로 작사·작곡한 노래가 대구경북학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언어연구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노래 가사에서처럼 사투리를 일상에서 그렇게 많이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역 언어가 노래로 표현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대구경북의 언어전공 교수 및 연구자 9명이 참여했다. 이상규 교수(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무식 교수(경성대 국어국문학과), 안귀남 교수(상지대), 신승용 교수(영남대 국어교육과), 김세환 교수(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정수진 교수(대구한의대 한국어문학과), 홍미주, 박수진, 배혜진씨의 논문이 실렸다.

대구경북의 정체성 규명을 목적으로 2012년에 창립된 대구경북학회는 지역의 이해를 위한 연구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며 그 사회의 보편적인 정서이자 이해의 총체로 학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동안 『전환의 도시 1, 2, 3』 시리즈와 『대구경북의 이해』를 펴냈으며 『대구경북언어연구』가 5번째 학술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