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발레 인종차별 장벽 허물어
“유색인종 댄서들에게 희망 되고파”

 

미국 대표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75년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 수석 무용수가 탄생했다. 

ABT는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출신 솔로이스트 미스티 코프랜드(32)를 수석무용수로 승급시켰다고 밝혔다. 

코프랜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석 무용수는 내 인생의 꿈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루어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14년이라는 매우 힘든 과정을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이런 자리에 오른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며 “유색 인종 소녀들이 나에게서 영감을 얻어 발레리나의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유색인종 댄서들이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어린 나이에 춤을 그만둔다”며 “나 자신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불안정한 미래에 회의를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ABT의 흑인 수석무용수 기용 소식은 발레계를 넘어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백인 무용수가 주를 이루는 클래식 발레 분야에서 인종차별의 장벽이 허물어진 셈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코프랜드가 발레의 역사를 썼다”고 표현했다.

코프랜드는 13세에 발레를 시작해 2000년 ABT에 입단했다. 최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된 ‘백조의 호수’에서 오데트-오딜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2015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선정된 바 있으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50만여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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