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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의대 중심 ‘킴스플랜’ 폐지 논의 인다

전국 의/치대생들의 인턴, 레지던트 선발과정에서 예외없이 적용되는

킴스플랜(Kim’s plan)이 수적으로 증가 추세인 여자 의대생들의 대

학병원 진출을 사실상 가로막고 있어 불만이 불거져나오고 있다.

킴스플랜이란 정부에서 일정 수의 전문의 과정을 거친 군의관을 확보

하고, 의대 졸업생에게 중단없는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55년 도

입한 ‘군입대 연기제도’로, 당시 국방부 장관(김정렬)의 성을 따서

‘Kim’s plan’이라 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의/치대 사회에서 킴스

플랜이라 불리는 것은 현재 전국 의/치대에서 행해지는 ‘수련의 선발

제도’를 일컫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킴스(Kim’s)는 ‘군대에 가야

할 사람’, 넌킴스(Non-Kim’s)는 ‘군대에 가지 않을 사람’을 의미

하며, 군의관 보급을 위해 전국 대학에서는 인턴, 레지던트 임용에 있

어 적정 킴스의 수를 정해 킴스와 넌킴스를 차별적으로 채용하고 있

다.

킴스플랜이 처음 도입되었을 과거에는 의/치대에 여학생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같은 임용방식이 별 무리없이 진행되었으나, 의대내 여학생

들의 비율이 30%를 상회하고 서울대 의대 올해 입학생 중 여학생이

50%를 차지하는 현재에 와서는 여학생들의 대학병원 진출을 막는 최

대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대 의대 재학중인 P씨(예과 2년)는 “킴스와 넌킴스의 비율이

75:25 정도인 상태에서 여학생들과 예비역들이 25%의 문을 뚫고 들어

가기 위해 함께 경쟁해야 한다”며 “이런 경쟁률은 넌킴스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해까지 예비역들에게 주어

진 군가산점으로 인해 여학생들에게 주어진 수련의 임용 기회는 하늘

의 별따기 수준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에서도 99년 10월호 건치신문에서 “치대 여학생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련과정을 밟고 있는 남녀 수련의

의 비율은 아직도 몇 십년 전과 대동소이하다”며, “현행 수련의 선

발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 현재 대학병원 수련의 선발 과정에서 킴스의 적정 인원은 어떻

게 정해지는가.

처음 킴스플랜의 도입목적을 따르자면 국방부와 보건복지부가 먼저

필요한 군의관, 공중보건의 인력을 대학병원 측에 제시하면, 이에 따라

킴스/넌킴스의 수를 맞춰 수련의를 선발하는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국방부 담당 관계자는 “군의관이 필요하다고 인원을 대학에

요청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 담당 관계자 역시

“공중보건의 인력을 정부가 대학에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입

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모 의대 치과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킴스/넌킴스의 비

율 책정은 ‘대학 소관’이며, 대학병원에서 임의로 인원수를 정하여

국방부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킴스/넌킴스의

비율은 각 대학병원에서 ‘임의로’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킴스플랜 관련행정에 현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면, 과연

도입된 지 45년 된 킴스플랜이 현재에도 그 당위를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해 국방부 담당 관계자는 “군의관 지원자가 많아 필요한 수

만 채우고, 많은 수를 공중보건의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현

재 수련의 임용 과정에서 적용되는 킴스플랜이 그 실제적 필요성 때문

이 아니라, 단지 대학병원에서 ‘관습적’으로 행해져 오고 있는 차별

적 임용 행태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수련의 임

용 관계자는 “킴스/넌킴스의 비율은 지원자의 남녀 비율에 맞게 적절

하게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업생들의 의견은 다르다.

서울대 의대 졸업생 K씨(99년 졸업)에 따르면 “킴스/넌킴스의 비율

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미리 공고되지도 않아 학생들은 그저 예측만

할 따름”이며, “특히 ‘잘 나가는 과’의 경우는 넌킴스를 아예 뽑

지 않고, 나머지 과에서 그 수를 채워넣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 대학병원 수련의 과정에서 소위 ‘메이저 과’라 불리는

안과, 피부과, 이비인후과에 임용된 여성의 수는 극소수이며 진출한 여

성이 아예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임상병리학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에서만 명단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서울대 치대 졸업생 C씨(99년 졸업)는 “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교

정과, 보철과에 여학생들은 아예 지원도 하지 못한다”며 덧붙여 “졸

업생 중 상위권 대부분이 여학생들이지만 아무리 1, 2등을 하는 학생

이라 해도 여성이면 좋은 과에 임용될 수 없다”고 수련의 임용 과정

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에 이의를 제기했다. 과의 중요도에 따라 킴스/

넌킴스 수의 차별을 두는 것은 여학생을 의도적으로 좋은 과에 배치하

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같은 여성에 대한 수련기회 제한의 여파가 결과적으로 의/치대 내

여교수 임용 문제에까지 확장되는 것은 당연하다. 건치신문에 따르면

99년까지 서울소재 3개대 치과대에 전임강사 이상 여교수는 통털어 5

명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비인기학과라고

밝혔다.

킴스플랜이 실제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불문율과도 같은 임용상의 규

칙으로 작용하여 전국 의/치대 병원의 수련의 임용에 있어서 넌킴스에

대한 차별을 가해 왔음에도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은, 병원·의사

사회가 갖는 보수성과 폐쇄성 때문이다. 작년 서울대 의대 여학생회가

킴스플랜의 차별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지만 이렇다 할 반향

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도, 문제 제기한 당사자가 앞으로 의사 사회

에서 매장 당할 수 있다는 식의, 암암리에 조성된 분위기 탓이라는 지

적도 있다.

현재 킴스플랜 관련 논의는 전남대 의대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문제

가 제기되고 있다. 또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에서도 이 사안을 접

수, 검토 중이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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