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권리 신장 위한 비영리 영화제작사 출범
제시카 차스테인·줄리엣 비노쉬·장쯔이·캐서린 하드윅 등 유명 영화인들 참여해 화제
“여성이 만든 여성 콘텐츠...투자·유통 보장 구조까지 만들 것”
‘우리는 함께 한다(We Do It Together, WDIT)’. 영화계 내 성차별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이 최근 뜻을 모아 만든 영화 제작사의 이름이다. TV, 다큐멘터리,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업계 내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평등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WDIT 자문위원회에는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줄리엣 비노쉬, 장쯔이, 프리다 핀토, 퀸 라티파, 알리시아 레이너 등이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캐서린 하드윅 감독을 비롯해 카티아 룬드, 엠마 아산테, 하이파 알 만수르, 마리엘 헬러,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와 남성 감독인 하니 아부 아사드도 합류했다.
여성들이 만든 여성에 관한 영화, TV시리즈 등 콘텐츠를 제작해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여성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늘리며, 남녀 임금 격차를 좁히는 게 WDIT의 목표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올해 5월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WDIT의 모두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필수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압니다.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고 또 이에 도전하는 것이죠. 영화엔 전통에 도전하고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이 힘과 잠재력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내 여성에 관한 고리타분한 규범에 도전하는 데 사용돼야만 하고요.” WDIT 설립자·자문위원회 위원이며 영화감독인 치아라 틸레시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new-film-production-company-launches-869360)에서 이러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여성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즉 “여성들의 이야기가 투자를 받고 널리 유통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영화계에 만연한 성차별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퍼트리샤 아퀘트는 지난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 임금 격차 문제를 제기해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제니퍼 로렌스는 여성 배우에게 남성보다 출연료를 적게 지급하는 업계 관행을 강하게 비판하며 논쟁에 불을 당겼다. 샤론 스톤, 스칼렛 요한슨, 줄리아 로버츠, 메릴 스트립, 아만다 세이프리드, 질리언 앤더슨 등도 할리우드의 ‘유리 천장’과 남녀 임금 격차, 성차별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공공연구조사를 수행하는 미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수익을 많이 낸 상위 250개 영화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7%뿐이었다. 이마저도 1998년 조사 때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해 TV 프로그램 제작자 중 여성 비율도 17%에 불과했다.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총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ACLU)은 할리우드의 성차별을 해결해 달라며 지난해 5월 미 연방 정부에 개입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주가 '공정임금법(Fair Pay Act)'을 발효했고,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EEOC)는 여성 영화감독들을 대상으로 할리우드 성차별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