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넷 이명순 할머니는 혼자 삽니다. 할아버지는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셨고, 외동딸도 독일에 살고 있습니다.
홀로 지내던 이명순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한 건 바로 중학교에 입학한 뒤부터입니다.
이명순 할머니는 일제 때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학교에선 전쟁 준비만 했습니다. 해방 후 중학교 입학 기회를 놓쳤습니다. 결혼 후엔 육아에만 전념했지요.
여든 둘이 되어서야 할머니는 다시 교과서를 폈습니다.
“외롭지만 공부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공부를 만난 후 사는 게 즐거워졌어요.” 2014년 중학교에 입학해 2016년 졸업한 이명순 할머니의 말입니다.
지난 3월 2일 고등학교 입학식을 치른 만학도 532명.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신입생'들의 미소에서 새 학기의 설렘이 느껴집니다.
85세에 중학교를 졸업한 지상은 할머니에게 공부란?
“평생 공부하고 싶었는데 이런 길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아침에 부천에서부터 등교하자면 힘들지만 그래도 학교에 가는 게 좋아요.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공부할 겁니다. 모든 분에게 제가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요.”
새 학기를 맞은 모든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구성 = 변지은 수습기자 (seed16@womennews.co.kr)
이미지 제작 = 박규영 웹디자이너 (pky789@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