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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개막한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가 최종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탱탱한 대결양상을 보이며 진행중이다.

여자농구는 여성스포츠 단체 종목 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유일하게 ‘프로화’를 시도한 종목이다. 특히 이번 여름리그를 앞두고 올해 초 김원길 WKBL 총재는 중국농구협회와 협의해 중국 용병을 영입할 것을 결정했고, ‘제 6구단’ 금호생명 팀을 창단했다.

각 팀의 전력 차를 해소하고 흥행성을 높이기 위해 용병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에는 연맹과 구단, 팬들도 별 무리 없이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여자농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과, 우리 선수들이 클 자리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신생팀 창단은 우리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가장 급선무라고 팬들이 염원했던 것이다. IMF 이후 무려 9개 구단이 해체됨으로써 99년 10월 신인드래프트 선발 결과 78명 중 12명만이 지명되어 나머지 46명의 선수들은 고교 졸업과 동시에 갈 곳이 없어졌다. 또 실업팀 해체는 여자 초·중·고팀 해체라는 도미노 현상을 가져와 여자농구 저변이 붕괴되고 그와 동시에 인기도 하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신생팀 창단의 노력과 더불어 앞으로 여자프로농구는 지역연고제를 도입하여 입지를 확고히 할 것과 전용구장을 건설할 것, 그리고 TV 중계를 통한 홍보와 여자농구 전문 중계·해설자 양성, 심판의 자질 향상, 효율적 마케팅 전략 등의 프로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여자프로농구가 ‘인기몰이’와 ‘이윤창출’에 급급해 간과해선 안될 부분은 바로 선수들에 대한 ‘대우’의 문제이다. 여자농구가 프로화 되면서 현대건설 전주원 선수와 같은 스타급 선수들은 억대 연봉에 계약을 하는 등 남자농구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금전적인 면에서 예전보다는 나은 대우를 받는 셈이다.

그러나 연봉계약의 이면에는 ‘프로’답지 않은 구태의연한 행정이 자리잡고 있다. 다른 직종에 비해 훨씬 젊은 나이에 은퇴하게 되는 선수들의 생계는 전연 보장되지 않는다. 더욱 큰 문제는 말이 연봉협상이지, 실제로는 선수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에 대한 현대와 삼성의 담합, 신세계가 주전급 선수들을 다년 계약으로 묶어놓은 것 등이 그 실례들이다. 한국 스포츠는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선수협회’도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에이전시가 연봉협상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선수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다 해도 이를 제재할 힘이 선수들에게 없지만, 협회도 이를 제재하지 않는다. 올해 초 삼성생명 정은순 선수에게 분유 CF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선수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은 채 구단이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연맹과 구단이 선수들의 인권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대한 좋은 예가 여자농구 프로화 과정과 함께 도입된 ‘쫄쫄이 유니폼’이다. 땀흘리며 코트를 뛰어 다니는 선수들에게 쫄쫄이 유니폼 착용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이었는지에 대해선 지난번 여자농구팬연합이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기명 투표의 결과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위해’ 쫄쫄이 유니폼이 본격 채택되었고, 연맹 측은 줄곧 “선수들도 좋다고 한다”고 말해왔다.

여자프로농구의 발전과 선수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기 위해서 제도적 개선과 함께 시도해야 할 것은 여성 지도자와 행정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가까운 중국과 대만에서도 여자 감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농구전문가가 ‘여자 농구와 남자 농구는 별개의 스포츠’라고 지적한 바처럼 여자 농구의 육성과 선수 양성은 여자선수 출신 행정가와 지도자가 맡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여자농구 각 구단 감독과 코칭 스텝, 협회와 연맹 관계자들이 대부분 학연으로 묶인 남자선수 출신이라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 여자농구선수 출신으로 유일하게 코치활동을 했던 김은숙 씨는 “여자가 버티기 힘든 분위기였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한국 여자농구는 앞으로 남겨진 무거운 과제들이 있지만, 많은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며 재도약하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주목을 받아야 사는 만큼 여자농구의 발전을 위해 여러 모로 팬들의 특별한 배려와 성원이 절실하다.

한빛은행배 2000 여름리그는 3·4라운드 경기에서 4강에 오른 팀들이 7월 20일∼22일 준결승전을 거쳐 7월 25일∼28일 결승을 벌이기까지의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여성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올 여름리그엔 농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이 부산하길 기대해본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여자농구에도 '화려한 날' 있었다

6-70년대 여자농구의 인기는 국제대회의 성과에 힘입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박신자 김추자 김화숙 선수의 이름은 지금도 국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그러던 여자농구의 인기가 80년대 들어서면서 남자농구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 한국 여자농구는 94 아시안게임 2연패에 이어 97 ABC대회 전승우승이라는 성과를 남겼고 이에 발맞춰 조승연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전무이사가 주축이 돼 남자농구에 이어 ‘프로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자농구는 IMF의 거센 바람을 전면으로 맞아 거의 해체 위기까지 이르렀다. 13개였던 팀이 5개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서장훈 선수를 10억대에 계약, 등용한 SK 증권의 여자농구단 해체는 여자농구 팬들에게 큰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이같은 엄청난 시련과 지연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여자농구는 99년 초 공식적으로 ‘프로화’를 선언, 한빛은행배 99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를 첫 프로대회로 개최했다. 99년 여름리그는 정은순·전주원 선수의 트리플 더블 기록과 영천·삼천포 등 지방소도시에서의 관중동원 성공, 매출 규모의 확대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운영상의 미숙함과 심판의 자질 부족, 전체적인 관중 동원 실패와 수익 사업 부진 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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