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젠더폭력의 현주소를 말하다 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한국여성단체연합, 26일 강남 ‘여성살해’ 사건 관련 긴급 집담회 열어

“이제는 한국 사회가 방관하고 침묵해 온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에 관해 말할 때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부근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여자가 무시했다’는 이유로 낯모르는 2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은 여성들의 외침으로 이어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인권위원회 주최로 지난 2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젠더폭력의 현주소 : 강남 여성살해 사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도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페미니즘·젠더 전문가들은 “지금은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정면으로 맞서 싸울 때다. 침묵을 깨고 연대하면서 함께 나아가자”라고 했다. 약 세 시간 동안 쉼 없이 진행된 간담회에서 나온 전문가 7인의 발언을 기록해 정리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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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맞아 죽어가는 여자들 많지만

여성 폭력에 무관심한 국가...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어

화장실·정신질환자 대책 아닌 강력한 성평등 정책 논의해야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의 처벌이 법제화됐음에도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격차지수가 전 세계 145개국 중 115위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 결과 등 여러 통계가 입증하듯, 여성 차별도 심각합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을 유발한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공식적으로 정의된 적이 없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각 폭력 유형에 따른 법률에서 분절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이지요. 국가 차원의 정확한 여성폭력 실태조사도 이뤄진 적 없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등 폭력 유형에 따라 3년마다 실태조사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살인 등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통계를 내고는 있으나, 단순 성별분리통계일 뿐 범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가해자의 특성, 범죄 발생 상황, 범죄수사 및 처리결과를 알기 어렵습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살해된 여성들에 대한 국가 공식 통계도 없어요.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집계해 2009년부터 실태 보고를 하고 있지만, 당연히 최소치에 불과합니다.

여자들은 왜 죽었을까요? 언론에 보도된 가해자의 범행 동기(변명)는 이렇습니다. ‘헤어지자고 해서’, ‘다른 남자를 만나서’,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생활고 때문에’, ‘식사 차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술 취한 모습에 화가 나서’, ‘강낭콩 껍질을 벗겨서’, ‘양말과 운동화를 세탁하지 않아서’, ‘전화 받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홧김에’, ‘술에 취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여성들이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성 불평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성을 통제하고 성 불평등을 유지·강화하는 수단입니다.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이후의 추모 열기는 그간 쌓인 분노가 폭발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포스트잇들 중 ‘CCTV 확충해 달라’ ‘화장실 바꿔달라’라는 내용을 본 적 없습니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수많은 고백이 거기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문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뼈아프게 자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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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아 기자

그런데 경찰과 정부는 하드웨어를 바꾸는 정책을 개선책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묻지마 범죄’, ‘화장실 문제’, ‘정신질환자의 문제’ 등으로 규정하거나 ‘남성혐오’, ‘이성혐오’ 등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왜곡·축소하는 것입니다. 이건 아니죠.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먼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성별 권력관계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차별에서 기인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의 극단적인 표현이자, 여성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인 동시에 사회적 범죄행위임을 명백히 해야 합니다. 둘째,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 체포와 기소 정책을 통해 여성폭력이 국가가 묵인하지 않는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사회 전체에 각인시켜야 합니다. 셋째, ‘보호’가 아닌 피해생존자의 ‘인권’의 관점에서 사각지대 없이 피해자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력한 성평등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국가가 여성폭력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다룰 것인지 밝혀야 합니다. ‘여성폭력근절기본법’처럼 여성폭력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법안도 검토해 봤으면 합니다. 여성가족부의 한계를 넘어 제대로 된 국가 성평등 정책 총괄기구를 설치·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겠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 통계를 구축하고, ‘여성보호’와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는 여성폭력예방정책을 수립했으면 합니다. 공교육, 미디어 등을 통한 일상의 성평등 정착 노력도 필요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12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생존 외의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구는 195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효하다고 봅니다. 계속 말하고, 댓글도 달고, 기사 항의 메일도 보냅시다.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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