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여교사 1758명 설문조사

 

전남의 한 섬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 한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된 피의자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해동 목포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남의 한 섬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 한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된 피의자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해동 목포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현직 여교사 10명 중 7명은 교직 생활 동안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와 전문산하기구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10~12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여자 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70.7%가 교직 생활 중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다고 15일 밝혔다.

가장 많은 피해 경험은 술 따르기·마시기 강요(53.6%)였다. 이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40.0%),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등 신체 접촉(31.9%)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피해 경험이 많았다. 초등학교 59.5%, 고등학교 52.4%, 중학교 40.4%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2.1%는 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경험했으며, 강간과 강간 미수 등 성폭행 피해 비율도 0.6%(10명)에 이른다.

2013년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평생 동안의 피해 경험 중 강간 미수가 0.5%, 강간이 0.4%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할 때, 여성에 대한 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교직사회에서도 피해 정도가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주변에 있는 ‘아는 사람’이었다. 가해자의 유형(복수응답)은 교장·교감 등 관리자가 72.9%, 동료교사가 62.4%였다.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가해 사례는 직책이 있는 경우(학부모 11.0%, 주민 4.0%)가 직책이 없는 경우(학부모 1.8%, 주민 1.1%)에 비해 많았다. 학교교육에 관여하는 학부모와 주민들은 교사들과 직접 만나거나 회식을 함께 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으로 전교조는 분석했다.

관리자, 학부모, 지역 주민의 의한 피해 경험은 중·고등학교에 비해 초등학교에서 더 높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학교 교육활동 참여 기회가 많은 관계로 교사와 학부모의 접촉면이 넓고,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과 교사 간 위계가 강한 교직 문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교조는 지적했다.

교사들은 지난달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원인에 대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67.1%)과 ‘가해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24.6%)을 꼽았다.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의 성평등 의식이 여전히 낮은 현실에 대한 지적이다. 교육부와 언론에서 사건 원인으로 많이 거론한 ‘관사 CCTV 등 안전시설 미비 및 치안력 부족(6.1%)’, ‘도서 벽지 지역에 신규 여교사 배치 증가(1.7%)’, ‘여교사의 비율 증가(0.2%)’ 등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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