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2부터 클로저스까지

여성 캐릭터의 불필요한 노출

 

남성중심적 게임산업 ‘성 상품화’ 심각

개연성 있는 캐릭터 표현 필요해

 

12세 이용가 게임인 ‘클로저스’에 등장하는 13세 캐릭터 ‘레비아’는 성인 여성의 몸을 지니고 있으며, “복종할께요” “길들여주세요” 라고 말한다. ⓒ클로저스 공식 트위터
12세 이용가 게임인 ‘클로저스’에 등장하는 13세 캐릭터 ‘레비아’는 성인 여성의 몸을 지니고 있으며, “복종할께요” “길들여주세요” 라고 말한다. ⓒ클로저스 공식 트위터

넥슨의 ‘클로저스’ 게임이 이번에는 미성년자 성 상품화로 비난받고 있다. 12세 이용가 게임인 ‘클로저스’에 등장하는 13세 캐릭터 ‘레비아’는 성인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으며 수동적, 복종적인 자세를 취한다. 캐릭터 소개에서 ‘레비아’는 “복종할께요” “길들여주세요”라고 말한다. 게임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에 따르면 12세 이용가 게임은 성적 욕구를 자극하면 안 된다.

국내 게임의 성 상품화에 대한 지적은 이펀컴퍼니의 모바일 게임 ‘모두의 경영’, 넥슨지티의 ‘서든어택2’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모두의 경영’은 캐릭터 소개에서 남성 비서 ‘원빈’은 성격을 내용에 담은 것과 달리 여성 비서 ‘효주’ ‘수지’ ‘윤아’는 모두 신체 사이즈(가슴, 허리, 엉덩이 사이즈)만 이야기해 비난받았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것은 오는 9월 29일 서비스 종료되는 15세 이용가 게임 ‘서든어택2’의 여성 캐릭터 ‘미야’와 ‘김지윤’이다. 두 캐릭터는 탱크톱에 핫팬츠를 입고 무장 상태인데 가슴의 절반을 노출하거나 다리를 다 드러내는 복장을 입고 있다. 게임 중 캐릭터가 사망할 때는 컴퓨터 화면이 가슴이나 벌어진 다리에 초점을 맞춘다. 풍만한 가슴의 힘으로 몸무게를 지탱해 난간에 매달려 죽어 있는 모습도 구설수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15세 이용가 게임에서 선정적인 노출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된 것에 항의했다. 결국 넥슨지티는 논란이 된 캐릭터를 삭제했다.

평소 모바일 앱 게임을 즐겨한다는 대학생 김모씨(24)는 “남성 캐릭터는 지적이며 노출이 거의 없지만, 여성 캐릭터는 불필요한 노출이 심하고 가슴이나 엉덩이가 과도하게 부각됐다”며 “같은 여성으로서 수치심이 들고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유학생 유모씨(25)는 “게임 캐릭터에게도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는 주위에 도움을 주거나 각성시키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고 꼬집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임과 관련 없는 성 상품화는 불필요하다”며 “마케팅 과정에서 선정적인 여성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국내 게임과는 완연히 다른 추세다. 북미 측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을 수입할 때 여성 캐릭터의 노출정도만큼 남성 캐릭터도 노출을 시키라는 요구를 했다.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 ‘오버워치’는 게임 내 여성 캐릭터의 비현실적인 몸매를 여성 사용자들이 비판하자 ‘아나’라는 늙은 여성 캐릭터를 추가해 다양성 확장의 방법을 모색했다.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 속 여성 캐릭터인 아나. ⓒ블리자드
블리자드 게임 ‘오버워치’ 속 여성 캐릭터인 아나. ⓒ블리자드

기존의 성 역할을 깨려는 시도도 시작됐다. 게임 ‘툼 레이더’의 주인공인 ‘라라 크로프트’같은 다양한 외모와 기술을 갖춘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과거 ‘라라 크로프트’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적 매력을 강조했다. 반면 새롭게 구성된 시리즈에선 탐험가라는 직업 특성에 맞는 의상과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은 대부분 여성을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 구성이 남성 중심적이다 보니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출의 개연성이 없는 것은 큰 문제”라며 “나중에는 남성 사용자들도 거부감을 느끼고 매력을 못 느끼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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