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밀양 문제는 제대로 된 리더십 부재 탓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로의 여행”

2016년 한국, 돌봄과 살림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여성환경연대가 최근 서울 NPO지원센터에서 에코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연 시민강좌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
여성환경연대가 최근 서울 NPO지원센터에서 에코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연 시민강좌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

여성환경연대가 최근 서울 NPO지원센터에서 에코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시민강좌를 열었다. 이 강좌는 올해 여성환경연대가 기획하고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한 에코페미니즘 시민강좌 중 세 번째로 조직 내 새로운 리더십을 고민하는 여성 활동가들에게 에코페미니즘을 알리고 이에 기반한 리더십을 함께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강연자로 나선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젠더앤리더십 대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세월호, 밀양 등의 문제들은 결국 제대로 된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리더십에 대한 정의, 에코페미니즘의 기본 철학을 소개하고 에코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의 접점을 짚어나갔다.

김 대표는 “변화를 위한 긍정적 영향력이 리더십이라고 정의할 때 누구나 자기 위치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조직 구성원, 조직 환경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생명을 경시하는 잔혹한 우리 사회에 에코페미니즘에서 말하는 모성적 사유의 확산이 필요하다며 다름에 대한 관용, 생명을 기르고 보살피는 일은 여성에게 한정된 일이 아니라 여성․남성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며 문제는 여성도 남성도 이를 잊어버린 데 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강연을 마무리지으며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로의 여행”이라는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리더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그릇을 키워 결국 사람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을 이뤄 일한다는 것은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임을 잊지 말고 에코페미니즘을 바탕으로 새로운 리더십 레시피를 함께 준비하자”고 요청했다.

강의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참가자들은 “리더의 책임과 역할을 누가, 어떻게 규정할까” “리더 역할을 피하려는 동료들을 자각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어 여성리더십을 사회로 확산시키는 전략은 무엇일까” 등 다양한 질문과 고민을 쏟아냈다.

 

강연자인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여성환경연대
강연자인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여성환경연대

특히 참석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시민단체, 풀뿌리 활동가들은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공감하지만 여성 리더의 절대적 부재, 에코페미니즘-여성 리더십 구현의 현실적 어려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해윤씨는 “평소 리더십, 권위 같은 단어를 평소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권위와 리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접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민단체 활동가인 강수현씨는 “흔히 말하는 좋은 리더십과 에코페미니즘 리더십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며 “문제 해결, 효율성,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좋은 리더십과 달리 에코페미니즘 리더십은 타인의 성장을 돕고 배려하는 점이 큰 차이같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정책국장은 “우리는 대부분 권력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사실 관계 속에서 권력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권력을 좋은 변화를 일궈내는데 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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