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 실천에 나선 하정남 교무(10)
에코페미니즘 실천에 나선 하정남 교무(10)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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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여성의 가치는 곧 ‘생명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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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여성운동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그 성과 또한 대단함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여성들은 인권의 사각지

대에 머물고 있어요.”



“도회지 중심으로 벌어지는 각종 환경보호운동이나 소비자보호운동에서

도 환경문제와 관련된 생산주체이면서 소비주체인 농촌여성들의 문제에는

아직까지도 관심이 미치지 못하고 있죠.”



원불교 하정남(45) 교무가 농촌에서 에코페미니즘 실현을 위해 애쓰는 가

장 중요한 대목이다. 또한 올 2월 영광여성의전화 출범과 더불어 여성·자

연·생명공동체를 일궈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촌여성들이 단순한 농업의 보조자나 농촌의 주부가 아니라 그들도 당당

한 생산주체라는 주장과 생산주체자로서의 여성농민들이 주장하는 사안들이

아직까지도 도시인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하

정남 교무.



그가 도시가 아닌 굳이 농촌을 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때문에 하정남 교무는 농업과 농촌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인간의 생존

을 가능케하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맑은 물과 공기를 보존하는 생명

산업으로, 그리고 환경산업으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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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음악치료를 통한 자기내면의 경험’

기획행사를 마치고 참가자들과 함께 했다.



원불교가 바로 에코페미니즘의 틀



하정남 교무는 일찍이 출가를 결심하고 고향인 경남 진주를 떠나와 이리

원광대에서 원불교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지금의 지역여성농촌운동가로 변화

하는 첫 관문을 나서게 된다.



“출가하기 전 ‘죽음’이란 의미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춘기 시절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그런 것은 아니였죠.”



관음적 깨달음을 통해 종교에 귀의하게 되었다는 하정남 교무는 원불교

교리자체가 타종교에 비해 가장 남녀평등사상이 강하다고 얘기하면서도 당

시에는 왠지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나보다. 대학원 시절에는 ‘신비사상’에

도취돼 학위도 그 분야의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대학원 졸업 후에도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던 듯하다고 술회하는 그는 종

교가 가부장제를 강화하고 공공히 하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고 한다.



80년대 중반부터 주로 강단에서 활동을 해온 그는 급기야 박사과정을 마

치고도 돌연 도미를 결심, 마이애미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것도 바로 마이애미에서다.

‘환경 영성’이라는 백인 중산층이 주를 이루었던 모임 활동을 하면서

페미니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어 여러 종파를 비교해가는 연구를

하다보니 바로 원불교가 에코페미니즘의 틀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

게야 알게 되었다고.



다시 귀국한 95년 영산원불교대학교 전임강사로 일하게 되면서 하정남 교

무는 대학에서 ‘에코 윤리’에 대해 강의를 시작한다.



생태가치는 생존의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그는 여기서 농촌 가치와

여성의 가치가 바로 ‘생명산업’임을 강조한다.



“농촌여성의 건강이 우리 밥상의 건강”이라고 생각할 만큼 절박하고 구

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인식할 때 ‘에코 페미니즘’은 실현될 수 있다는

것.



“농촌 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보면 여성농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여성으로서 부딪치는 억압적인 기제들을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받

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때문일까. 하정남 교무는 97년 영산원불교대학 여성문제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인 여성문제에 매달리며 에코페미니즘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도시와 농어촌 교류를 통해 생태학습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최근에 접

어들수록 농촌은 문화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도시의 쓰레기 문화가 들어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명문화 교류의 경험을 통해

더불어 살 수 있는 가치를 깨닫고 농촌의 생산물 역시나 가치를 부여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죠.”



여성문화축제는 공동체 확인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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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영산원불교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농촌여성문화축제에서 하정남 교무가 개막식을

알리는 축사를 읽고 있다.



이제는 농촌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찾는 길만이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99년에는 영광에 터를 잡고 영광여성의전화 추진위원회를 구성, 구체적인

문제해결에 나선다.



여성문제연구소 소장으로서도 이미 99년 4월에는 ‘제1회 농촌여성문화축

제’를 열어 새로운 미래를 향한 농촌여성의 꿈과 희망 만들기에 여념이 없

었다.



이 농촌여성문화축제는 농촌이 더 이상 고급문화로부터 소외된 곳이 아니

며 농촌여성들의 삶의 체험을 통해 농촌이 모든 여성들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임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축제는 어렵게 열렸지만 지역의 농촌여성들이 참가해 자신들의 문제를 이

슈화시키고 알려내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까지 창출하는 장이 되어

나름대로 성과가 좋았다.

올 3월에는 농업, 환경산업의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한 ‘농어촌 자녀교

육과 작은 학교 살리기’ 등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까지 열기도 했다.



“농촌여성 축제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종국에는 땅위

에 사는 모든 이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운명임을 배우고 깨달으

면서 진정한 삶의 공동체를 실현하는 날이 오겠죠.”



농촌여성이 ‘치유적 삶’ 가능성 더 커



여성운동이 아직까지 중앙 중심적인 면이 강하며 특히 농촌지역은 더욱

취약한 점으로 미루어 그가 벌이는 여러 활동은 동분서주할 만큼 바쁘다.

그 와중에도 하정남 교무는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을 만큼 시간 관리에 철

저하다. 대학 강단과 영광여성의전화를 오가며 또 농촌여성의 인권문제가

관련된 곳이면 마다 않고 달려간다. 얼마 전에는 독일의 생태공동체 마을에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소년소녀가장 혹은 한부모가족에게

‘자매 가족’을 만들어주는 뜻깊은 만남을 주선했다. 격월에는 적어도 한

번씩 ‘희망을 만드는 가족나들이’를 기획해 지속 가능한 만남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8월에는 ‘음악치료를 통한 자기내면의 경험’이라는 기획 행사를

치뤄냈고, 여성학 모임공부나 ‘요가와 선모임’ 등의 일상적인 활동을 꾸

준히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하정남 교무는 농어촌여성들이 어떤 면에서 가부장적 가족문화나 성문화

에 있어 도시에 비해 훨씬 심한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그만큼 비판적인 관점

을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크다고 한다. 이는 원불교교당에서 대부분

50대 이상인 남녀 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여성학 강의에서 체험한 바다.



“지난해 11월 성교육에는 홍보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80

명 이상이 신청해 인원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치유적

인 삶’을 통한 에코페미니즘 공동체를 만들어갈 원대한 희망을 설계하고

있다.



평소 복장대로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나타난 하정남 교무는 그

날도 “오랜만에 올라온 서울에서 만나고 가야 할 사람들이 많다”며 천진

난만한 미소와 함께 총총히 인터뷰 장을 빠져나갔다.

[김강 성숙 기자 annykang@womennews.co.kr]



-하정남 이력

영산원불교대학교 부교수·여성문제연구소 소장, 영광여성의전화 회장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동대학원 석사, Western Michigan University 비

교종교학 석사, 원광대학교 철학박사

'종교적 영성 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한국신종교의 남녀평등사상에 관한

연구'외 논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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