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jpg

방글라데시는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 사이의 벵갈만에 위치한 나라

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인도 아대륙이 영국으로부터 독립

할 때에 종교적인 문제로 힌두교가 지배하는 인도와는 분리하여 이

슬람교도는 새로운 독립국가인 파키스탄을 세우게 되었다. 이렇게

종교적인 문제로 인도와 분리되다 보니 파키스탄은 국토가 동서로

약1800㎞씩이나 떨어진 서파키스탄과 동파키스탄으로 또 나뉘게 되

었다.

그러나 이 두 지역은 이슬람교 밑에서 뭉칠 수 있었지만 지리적이

나 인종면에서는 동질성을 찾아 볼 수 없는 지역이었다. 결국 서파

키스탄 위주로 진행되는 경제정책에 소외된 동파키스탄은 서파키스

탄이 동파키스탄을 국내식민지로 다루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1971년

독립을 하여 방글라데시로 국호를 바꾸게 되었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3백달러 미만

방글라데시에 대한 인식은 유감스럽게도 부정적인 것이 많은 편이

다. 매년 어김없이 몬순기에 접어들면 벵갈만을 덮치는 사이클론(태

풍)과 홍수로 인한 기상문제, 불안한 국내정치, 낮은 경제력등 세계

언론을 통하여 접하는 소식은 대부분 안좋은 것 뿐이다. 벵갈만의

사이클론은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며 1970년 11월에는 단 한번의

사이클론으로 무려 22만명이 희생된 기록이 있다. 방글라데시의 일

인당 국민소득은 $300 미만이다. 과히 넓지 않은 국토에 비해서 (14

만평방킬로)무려 1억2천만명이 넘는 인구는 방글라데시의 경제성장

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인구증가율이 많이 낮아졌

다고 해도 다른 서남아시아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국립경기장에서 다카시 남쪽에

흐르고 있는 부리강가강에 이르는 구시가의 왕복 8차선의 넓은 길은

항상 수많은 인파와 릭샤(인력거), 자동차로 가득찬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다.

구시가 장터의 혼잡한 길을 뚫고 나가면 선착장인 사다르가트가 있

다. 사다르가트에는 배로 강을 건너는 사람들과 목욕하러 나온 사람

들로 매우 붐빈다. 다카사람들은 아직 외국인과 자주 접해보지 않아

서인지 외국인이 나타나면 주위를 둘러싸고 따라다닌다. 필자가 카

메라와 비디오카메라를 둘러메고 나타났을 때에는 상당한 인파가 모

여들어 오히려 내가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기도 하였다.가트(GHAT)

라는 이름은 힌두교도들이 강가에서 목욕하고 화장을 하는 장소를

말하는데 사다르가트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된 것 같다. 사다르가

트를 떠나 좁은 시장길을 빠져 나오면 노천이발소가 널려있다. 그늘

진 담벼락에 조그만 거울을 걸어놓고 면도를 하는 사람들은 비디오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발사와 손님 모두가 포즈를 취해준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길거리에서 사진찍을 때 간간히 시비를 받기도 하였

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이곳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카메라 앞에 서는 바람에 마음

대로 촬영하기가 어려웠다. 다카시의 골목에는 서울에서 교회 찾는

것 만큼 모스크를 쉽게 볼 수 있다. 다카시에는 델리의 자마마스지

드나 라호르의 바드샤히와 같은 초대형 모스크는 없어서 무굴제국

시대에도 이 지역의 개발은 소외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방글

라데시의 사람들의 신앙심은 결코 그들에게 뒤지지는 않는다. 다카

시에 있는 모스크중에서는 이시타타모스크가 특이하다. 스타모스크

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채색유리가 박힌 하얀 타일로 지어졌는데 미

나렛(첨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구도시의 서쪽 끝에 있는 랄바요새는 다카에서 손꼽히는 관광명소

이다. 무굴제국시절에 아우랑제브황제의 셋째아들인 아잠왕자가 세

운 이 요새는 미완성된 상태로 남아있다. 구도시의 위에는 식민지시

대의 건물들이 남아있는 이른바 브리티시 시티가 있다. 이중 쿠죤홀

(CURZON HALL)은 빅토리아양식과 무굴양식이 혼합된 건축양식으

로 지어졌다. 큰 길 건너편의 법원 건물은 하얀색 빅토리아 양식이

다.

위풍당당한 모습의 법원과는 달리 다카시의 시청은 현대식 고층

빌딩이다. 시청 청사만큼은 어느 도시에 내세워도 뒤지지 않는다. 시

민들의 경제적 고충은 아랑곳 않고 허풍스럽게 지어진 시청청사에

대한 다카시민의 불만은 대단한 것 같다.

예배 방향은 항상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향해

법원에서 톱카나도로를 지나면 국립모스크가 나온다. 국립모스크는

최근에 지은 현대식 건물로서 계단을 오르면 입구 옆에 대형 목욕탕

시설이 되어 있다. 목욕탕의 욕조에는 항상 물이 채워져 있으며 누

구나 예배를 드리기 전에 이 곳에 들러서 손과 발을 씻는다. 이슬람

신자(무슬림)들은 예배전의 몸의 청결에 대하여 엄격하다. 필자는 다

카여행 때 국립모스크에서 뜻밖의 큰 환대를 받았다. 서툰 영어를

구사하는 한 모스크의 관리는 내가 이슬람교에 대한 몇가지 용어를

알고 있는 것에 놀라며 무슬림이냐고 물어보아서 단순히 이슬람교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곳을 방문하였다고 하자 반갑게 맞아주며 모스

크의 곳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이슬람교에서는 기독교와는 달리 모스크를 직접 책임지는 성직자는

없다. 이들은 직접 절대신이자 유일신인 알라께 기도를 하며 단지

이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예배를 인도한다. 이맘은 기독교의 목사

나 신부와 같은 전문적인 신분은 아니라고 한다.단지 누구나 기도와

예배의식을 아는 사람은 할 수 있다고 한다.

터키나 이집트, 파키스탄에서는 여자들도 모스크의 한구석에 천으

로 칸막이를 하여 참여하지만 방글라데시아에서 여자들은 모스크의

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집에서 기도를 한다고 한다. 무슬림들의 예배

보는 방향은 항상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향한다. 이슬람국가에서

는 기차역이나 공항등 공공장소에서도 항상 예배를 볼 수 있도록 예

배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물론 방향은 모두 메카를 향한다. 따라서

건물의 벽면과 메카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바닥의 카페트를 메

카를 향하여 돌려 놓아 예배방향을 안내한다. 물론 호텔에도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있다.

방글라데시의 젊은이들한테 한국은 선망의 나라다. 공항에서 만난

한 청년은 성남시에 있는 신발공장 근로자로서 휴가를 마치고 한국

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한국에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하여 매

우 만족하고 있었다. 작년 4월에 필자가 캄보디아여행을 마치고 방

콕을 통하여 귀국할 때에 방콕공항에서 한국으로 가는 방글라데시

산업연수생들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이 청년도 그때 있었다고 하며

나를 기억하였다. 당시 이들은 한국생활에 대한 기대와 함께 낯선

나라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갖고 나한테 많은 질문을 던져 설명해

준 적이 있었다.

사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내가 이슬람국가들을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슬람교도들인 이들

이 부딪쳐야 할 몇가지 문제를 말해 주었다. 이들은 서울에도 이슬

람사원이 있다는 말을 해주자 매우 반겼지만 한국인의 직장회식때에

삼겹살이 가장 인기있는 메뉴라는 말에는 기겁들을 하였다. 이슬람

교인에게 또하나의 문제점은 한국의 목욕탕이다.

이슬람사회에서도 함만이라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목욕탕이 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터키탕도 함만의 일종이다. 함만은 이집트나

터키, 시리아등의 중동이나 아랍권에는 아직도 있지만 서남아시아에

는 없는 것 같다. 이슬람신자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수염을 기

른다. 물론 지금은 개인차는 있지만 아직 아랍및 서남아시아의 무슬

림들은 거의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은 우리와는

반대로 신체의 은밀한 곳은 면도를 하는 것이다. 필자는 남자의 경

우는 많이 목격 하였지만 여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들한테 한

국의 대중 목욕탕에 가면 모든 사람들이 너의 그 곳을 신기하게 뚫

어지게 쳐다 볼 것이라는 말에 모두들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청년층, 한국 동경 문화 차이 커

방글라데시만을 목적으로 여행오는 순수한 관광객은 많지 않다. 대

부분 인접국가를 여행하면서 경유하는 사람들이다. 방글라데시의 다

카는 동남아시아의 교통 요지인 방콕과 서남아시아 사이에 놓여있어

서 인접국가와 연결하는 교통편은 좋은 편이다. 인도나 네팔등 서남

아시아 지방을 여행하고 귀국중에 잠깐 들르는 것이 좋겠다.

방콕출발요금으로 다카까지는 왕복 $260 정도이며 인도까지는

$230(캘커타)-$300(델리, 뭄바이) 정도며 이 요금으로 다카를 경유

할 수 있다. 다카까지의 요금으로는 미얀마의 양곤을 경유 할 수 있

다. 이 요금은 정상요금으로 한국의 여행사에서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방콕의 요금은 바트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요즘과 같

이 환율 변통폭이 클 때는 수시로 변하지만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반년전 보다 무려 40%가 낮아졌으며 원화를 기준으로 하여도 약2

0%가 낮아 졌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