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루어낸 여자농구가 5개월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2001년 삼성생명 비추미배 여자농구 겨울리그가 1월 8일부터 2월 19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 경남 양산 등지에서 열린다. 이번 리그를 맞아 팬들이 눈여겨볼 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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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년 여름리그 경기모습. 2년간 착용된 쫄쫄이 유니폼은 이번 겨울리그부터 사라진다.사진·민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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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금호생명, 삼성생명, 신세계, 한빛은행, 현대건설 총 6팀이 참가하며 2라운드에 걸친 정규리그 성적으로 상위 4팀이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 후, 각 승자가 5전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세계무대에서 입증된 경쟁력

IMF사태 이후 연이은 팀 해체로 존립조차 의심되던 여자농구가 어렵게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을 출범 시키고, 여름·겨울 일년 두 번의 대회를 계속 열어왔다. 이어 일본, 중국을 꺾고 아시아에 단 한 장 배당된 시드니 올림픽 티켓을 따냈고, 세계의 강호에 연이어 승리하며 올림픽 4강에 올랐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음을 성적으로서 보여준 여자농구는 이번 겨울리그를 통해 국내 농구팬의 인기를 다시 모으고 있다.

사라지는 ‘쫄쫄이 유니폼’

이번 리그부터는 97년 WKBL의 시작과 함께 도입된 일명 ‘쫄쫄이 유니폼’이 종래의 러닝셔츠형으로 교체된다. ‘성 상품화’라는 팬들의 비판이 여론을 주도하여 결국 연맹측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후 폐지를 결정했다.

다시 돌아온 중국인 선수들

지명 대상인 중국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과 농구 수준이 거의 차이가 없고 오히려 낮다는 비판 속에서도 센터 부족을 해소하고 장신 선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다는 취지 하에 중국인 선수 임대가 계속되고 있다. 선수 수준이 여름리그 때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지만 팀 전력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전 국가대표인 량신(27·191㎝)은 여름리그 최하위팀 금호생명에 1순위로 지명돼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이외에 청소년대표 장린(17·192㎝), 노장 쉬춘메이(33·195㎝)도 각각 삼성생명, 한빛은행 소속으로 뛰게 된다.

흔들리는 현대건설 하이페리온

진성호 감독의 선수 구타 파문으로 여름리그를 혼란스럽게 보냈던 현대건설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모기업 현대건설의 부도위기에 따른 재정난이 그것이다. 현재 참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으며 불참할 경우 나머지 5팀만의 파행적인 리그 운영이 예상된다. 한편 WKBL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았던 진성호 감독은 여전히 현대건설을 지도하고 있으며 연맹측에 징계 철회를 신청했으나 불허 당했다. 새 감독을 선임할 겨를이 없는 현대는 코칭스탭 없이 대회를 치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승부 예측할 수 없는 빅게임

스타팅 라인업이 대폭 바뀐 전 대회 최하위팀 금호생명, 고질적인 약점인 센터진을 트레이드를 통해 보강한 국민은행, 노련한 중국센터 쉬춘메이를 영입한 한빛은행 등 하위 세 팀의 전력이 상승했다.

이에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전력의 누수가 없는 탄탄한 팀워크의 신세계,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전통의 강호 삼성생명, 전 대회 준우승팀 현대건설 등과의 승부가 매 경기 박빙으로 예상된다.

류민희 객원기자 ryu1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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