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지난해 ‘메갈리아’ 등장 이후 일상의 차별과 폭력에 대한 경험을 고발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관심은 페미니즘으로 이어졌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애도와 분노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강남역을 물들였고, ‘티셔츠’ 한 장 때문에 교체된 성우를 위해 여성들이 연대해 시위에 나섰으며 검은 옷을 입고 ‘낙태죄’ 폐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촛불 정국 속에선 대통령 퇴진과 함께 광장의 여성혐오를 비판하며 젠더 민주주의를 외쳤다. 세상의 변화를 외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2017년 한국 사회는 어떤 응답을 할 것인가. 올 한 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16장면을 모아봤다.

 

 

경찰이 지난 4월 국내 최대 불법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폐쇄를 발표했다. ⓒ일러스트 이재원
경찰이 지난 4월 국내 최대 불법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폐쇄를 발표했다. ⓒ일러스트 이재원

지난 4월 경찰이 국제공조를 통해 성범죄 사이트 ‘소라넷’의 핵심 서버를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6월 소라넷 운영진은 트위터를 통해 사이트 공식 폐쇄를 알렸다.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소라넷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회원들이 직접 찍은 각종 음란 사진, 성폭행 동영상, 리벤지 포르노, 몰카 등 범죄물을 공유하고 강간 모의도 벌여 악명이 높았다. 2015년 8월에는 ‘워터파크 여자 샤워실 몰카 동영상’이 유포된 사건을 언론이 집중 조명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고 소라넷 폐지 청원 서명이 시작됐다. 몇몇 여성들은 여성리벤지포르노아웃(RPO·현 DSO)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자발적으로 조직해 사이트를 모니터링을 하며 증거를 수집해 폐지를 위한 공론화를 주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소라넷 운영진을 체포하겠다고 장담했음에도 수개월이 지난 현재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성범죄와의 싸움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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