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인지율 낮고 여가활동 비율 가장 낮아

 

영세지역 취업부인은 노동을 한 후 집에 돌아가서도 가사일을 전담하고 있으며 부부만족도에 있어서도 일반 지역 및 비취업 여성에 비해 의사소통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세지역 기혼 취업여성의 가족 관계와 사회적 연결망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여성개발원(원장 김윤덕)이 89년 1월 1일부터 90년 3월 31일까지 연구한 결과 밝혀진 것.

이 연구는 영세지역 취업부인의 부부 관계, 부모―자녀관계, 친족관계에 있어 여성들이 취업 여부에 따라 어떤 특성을 띠게 되며 그들의 삶과 연결된 일상생활과 도움이 필요할 때의 사회적 연결망은 어떠한가 등을 아울러 파악하고 있다.

영세지역 취업부인은 부부관계에 있어 이중역할의 수행 정도가 타집단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부모―자녀관계에 있어서는 지역과 취업 여부에 관계없이 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인지율이 41.6%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과반수의 어머니가 자녀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으며, 이는 어머니와 자녀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친족관계는 지역에 관계없이 기능과 중요성은 과거 전통사회에 비해 약화되었지만, 근친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중요한 의논상대고 의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곤란할 때 이용할 제도 없어

또 일상적 활동에 대한 사회적 연결망에서 영세지역 취업부인은 쇼핑, 소풍, 등산, 여행, 화투와 같은 여가활동이 타집단에 비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이 지역 취업부인의 경우 경제적·시간적 부족으로 인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가장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활동대상은 이웃으로 편중돼 있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소액의 돈(71.4%)’, ‘이사(50.8%)’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사실은 영세지역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곤란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적 연결망에 있어서는 지역사회와의 연결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상회에 참석하는 비율은 영세지역이 55.3%, 일반지역이 45.5%로 비교적 높은 참석율을 보였다. 마을잔치에 대해서도 ‘있다’고 답한 사람이 영세지역은 18.1%, 일반지역은 12.4%였다.

한편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실태를 살펴보면 보건소가 가장 높은 이용율을 보였는데, 영세지역이 58.7%로서 일반 지역의 43.9% 보다 높았다. 새마을 유아원의 이용율도 영세지역이 30.7%로 일반지역 10.5% 보다 3배나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정책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즉 첫째,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이중역할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과 더불어 가족상담소의 기능을 강화시켜 부인들이 평등한 부부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청소년을 위한 독서실 및 여가시설의 확충과 더불어 이들 청소년 문제를 부모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자유로이 상담할 수 있도록 상담소의 기능이 활성화 돼야 한다. 셋째, 지역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사적 연결망과 공적연결망을 연계시켜 주민이 참여하고 주체가 되는 지역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인 도움이 더욱 필요한 대상은 영세지역 주민들이므로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동 단위의 제2금융제도가 주민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지역·취업여부별 생활비중 최대지출항목 분포 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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