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탈핵’ 캠페인 추진단

신고리 5·6호기 반대 콘서트

가수 장필순, 응원 메시지 전해

시민들 “원전 추가 건설은

후손에게 폭탄 떠넘기는 일”

 

‘쇼미더탈핵’ 캠페인 추진단이 5일 오후 아이쿱 강서생협 교육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하는 이유’를 마친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쇼미더탈핵’ 캠페인 추진단이 5일 오후 아이쿱 강서생협 교육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하는 이유’를 마친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원자력이 절대 깨끗하지도, 싸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걸 알게 된 후 원전 반대 운동에 동참하게 됐어요. 계속 쌓이고 있는 핵폐기물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건 양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죠.”

‘쇼미더탈핵’ 캠페인 추진단이 5일 오후 아이쿱 강서생협 교육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하는 이유’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같이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은 탈핵·반원전 캠페인 ‘쇼미더탈핵’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20여명 가량의 시민들은 각자 탈핵 캠페인에 나서게 된 이유를 이야기하며 원전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원전 건설에 찬성해야 할 이유를 하나도 못 찾겠다. 원전을 계속 짓는 건 이로 인해 이득을 얻는 집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로 전력공급을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전 건설은 생명, 땅, 미래를 죽이는 일이다. 무언가를 죽여 가면서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이유가 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아이쿱 강서생협 교육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하는 이유’에 참석한 시민들이 각자 원전에 반대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일 오후 아이쿱 강서생협 교육장에서 연 토크콘서트 ‘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원하는 이유’에 참석한 시민들이 각자 원전에 반대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나 환경단체에 의하면 한국의 원전 밀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토 대비 원전비율이 세계 최고이며, 만에 하나 사고가 일어나면 후쿠시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명 피해, 경제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국토 대부분이 오염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또 한국은 원전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월성 원전 주변에는 150만명, 고리원전 인근에는 380만명이 산다고 알려졌다. 한국의 원전 위험도는 주변 인구가 17만명에 불과했던 후쿠시마와 비교할 때 40배나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행사에 모인 시민들은 “정부가 원전에 대한 정보를 분명하게 제공하지 않는다. 어떠한 악영향과 부작용이 있는지 다 알려줘야 한다”며 “국민들이 원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니 불안감이 증폭된다”고 말했다.

원자력 설계회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한 시민은 “과거 우리가 전기를 많이 공급해주는 원자력으로 산업혁명, 사회발전 등의 이득을 본 건 확실하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할 때”라며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발전비율은 1%밖에 안 된다. 신재생 에너지가 그만큼 투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원전을 당장 다 없애자는 게 아니다. 천천히 없애고 신재생 에너지에 좀 더 집중하자는 건데 반대 측에서는 원전 건설 중지를 무조건 반대하고만 나선다”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 게스트로 참여한 가수 장필순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위험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제주로 이사 간 뒤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행사 게스트로 참여한 가수 장필순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위험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제주로 이사 간 뒤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행사 게스트로 참여한 가수 장필순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위험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제주로 이사 간 뒤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더 많이 느낀다”면서 “최첨단의 것, 우리에게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이 바뀌는 만큼 자연을 아끼고,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제주도 자택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는 장씨는 “(발전기 설치에) 목돈이 들어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 설치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쩔 땐 전기가 남아 가끔씩 팔기도 한다”며 신재생에너지로도 얼마든지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수 장필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가수 장필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공연 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는 사건들이 많다”며 “(원전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들이 필요하다”며 행사 참여 이유를 밝혔다.

특히 그는 “누군가 ‘무슨 이유로 여기에 함께 하세요?’ 라고 묻는다면 아직까진 뚜렷한 이유는 없지만 이런 모임에서 논의되는 이야기들이 세상에 전달되고 나도 거기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음악 속에 이념을 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는 장씨는 “선배들이나 음악 하는 후배들 만나보면 세상에 관심을 갖고 자기 생각이나 의식을 표출하는 이들이 많더라”며 “그런 게 나쁘지 않더라. 그래서 저도 이제는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광화문에 나가기도 하고, 안산(세월호 참사 추모)에 가기도 했다. 오늘 행사에 참석한 것도 제가 조금씩 움직이고 (세상일에) 동참하는 것 중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선 그는 “오늘 모임의 의미가 흐트러지지 않길 바라고 여러분들을 격려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면서 ‘제비꽃’,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낡은 앞치마’ 등을 부르며 위로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무대에 선 가수 장필순은 “오늘 모임의 의미가 흐트러지지 않길 바라고 여러분들을 격려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면서 ‘제비꽃’,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낡은 앞치마’ 등을 부르며 위로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날 무대에 선 가수 장필순은 “오늘 모임의 의미가 흐트러지지 않길 바라고 여러분들을 격려하는 마음에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면서 ‘제비꽃’,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낡은 앞치마’ 등을 부르며 위로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필순에 이어 계속해서 여성 가수들의 릴레이 콘서트가 이어진다. 14일에는 이상은, 19일에는 최고은, 21일에는 권진원, 26일에는 박기영이 각각 뒤를 잇는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정희정 세종대 기후변화센터연구위원은 “엄마들이 나서서 원전 반대에 목소리를 내면 앞뒤 없이 ‘맘충’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대중에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토크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탈핵에 뜻있는 개인들이 모여 행사를 준비하고 행사에 동참했다.

정 위원은 “탈핵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지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해나가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콘서트를 마치고 나서도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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