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는 여자가” 막말에

논란 부른 ‘돼지 발정제’ 사건,

“이대 애들 패버리고 싶다” 발언에

“젠더폭력이 뭐냐” 무지 드러내기도

최근 “여자는 밤에 쓰는 용도

라고 발언했다” 주장까지 나와

 

지난 9월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토크콘서트 한국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토크콘서트 '한국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다시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26일 기자들에게 “막말을 홍 대표가 더 하고 있다. 나에게 주모라고 하고 최고위원회의 전엔 ‘여자는 조용히 앉아있어야 하고, 밤에만 쓰는 것이 여자의 용도’라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또다시 논란은 시작됐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24년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도 없고 성희롱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도 없다”며 “해당 행위를 하고 제명당하고 나가면서 거짓으로 일관한 사람의 거짓말을 기사로 내보내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의 발언에 또 다시 류 전 최고위원이 반박하며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북 포항 강진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 하늘이 주는 준엄한 경고”라는 도를 넘은 ‘막말’을 쏟아내는 등 돌출 행동을 일삼자, 홍 대표는 “주막집 주모의 푸념 같은 것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또 다시 ‘막말’로 대꾸했다.

홍 대표는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막말과 여성비하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여성혐오 발언을 농담으로 돌리거나, 왜곡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식으로 수차례 낮은 젠더 감수성을 드러냈다.

잘 알려진 ‘돼지 발정제’ 논란이 대표적이다. 대선 과정에서 2005년 직접 쓴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교 1학년 시절 친구에게 돼지 발정제를 구해줬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졌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성에게 돼지흥분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곧바로 강간모의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홍 대표는 곧 이어 방송사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여성비하 논란을 불렀다. 그는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 “농담이었다”며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으나, 결국 사과했다.

홍 대표는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그릇된 여성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2009년 원내대표 시절 추미애 당시 환경노동위원장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를 떼라’는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2011년에는 대학생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발언했고, 같은 해 전당대회 불법자금 의혹에 대해 질문한 여성 기자에게 “그걸 왜 물어.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고 했다.

또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후보였던 나경원 의원에 대해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고 화장이나 하는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에서 뽑아서는 안된다”고 발언했다. 지난 9월에는 여성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젠더폭력이 뭐냐”고 말해 여성인권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젠더폭력 범죄 근절에 앞장서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가 오히려 젠더 감수성의 바닥을 보여준 것이다.

홍 대표는 최근 잇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과 청년 비율을 50%까지 공천하겠다”고 말하며 여성 당원 끌어안기에 나섰다. 하지만 젠더 감수성이 담보되지 않은 여성 공천 비율 확대 약속은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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