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미 한국가스공사 기술사업본부장 ⓒ한국가스공사
최양미 한국가스공사 기술사업본부장 ⓒ한국가스공사

최양미 한국가스공사 기술사업본부장

가스공사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 임원 

“여성이라서 주목받는 분위기 사라져야 

차별적인 미래 먹거리 모색할 것”

“제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는 게 부담스럽고 어색합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사라져야 진정한 성평등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한국가스공사(대표 정승일, 이하 가스공사) 최초의 여성 임원 타이틀을 거머쥔 최양미(55) 기술사업본부장은 20일 취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19일 자로 최양미 설비기술처장을 기술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1983년 설립 이후 창사 35년 만에 첫 여성 본부장 임명이다. 에너지업계는 대표적인 ‘남초 산업’에 속한다. 실제로 가스공사 전체 직원 3670명 가운데 여성 직원의 수는 441명에 불과하다. 임원 수도 사장, 부사장, 감사, 본부장 등 10명에 불과해 여성 직원이 임원으로 발탁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따라서 이번 최 본부장의 임명은 여성에게 불리한 조건 속에서 진입 장벽을 깼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세간의 평가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신임 본부장으로 승진하신 분들이 3~4분 정도 돼요.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서 보직을 받았을 뿐인데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저만 주목을 받으니 부담스러워요.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의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된 사안입니다. 새로 오신 정승일 대표의 인사혁신 취지가 퇴색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 본부장은 아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가스공사에 입사해 IT부서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녹색성장팀장, 연구기획팀장, 기술기획팀장 등을 거쳐 2016년 7월부터 설비기술처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과 기술경쟁력 강화라는 임무를 맡았다.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온 그는 제2, 제3의 여성 임원을 꿈꾸는 후배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 본부장은 “성별을 떠나 동료로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서로 끌어주는 분위기가 돼야 후배들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남성 임원도 충분히 여성 직원의 본보기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여성 임원이 남자 직원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최 본부장은 “기술사업본부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을 명확히 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될 수 있는 구조를 가져가려고 한다. 전략본부에서 세운 로드맵을 실행하는 부서라고 보면 된다”며 “기존과는 차별적인 방식으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직원들과 함께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가지고 현재의 기술사업본부를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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