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던말릭이 21일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daze alive music
래퍼 던말릭이 21일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daze alive music

22일 소속사 방출 “변명 여지 없어...책임 통감”

“한국 힙합 내 만연한 여성혐오 성찰할 때” 여론 일어

‘페미니스트 래퍼’ 던말릭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소속사는 사건을 파악한 직후 던말릭을 방출했다.

던말릭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대표 제리케이)는 21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변명의 여지없이 던말릭은 현시간부로 데이즈얼라이브 멤버에서 제외된다. 소속사 차원에서 멤버의 사생활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가까운 위치에서 소속 아티스트를 관리하지 못한 점, 그리고 어떤 정신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믿음을 굳히고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자 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21일 래퍼 던말릭의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에서 올린 공식 입장문 ⓒ트위터 화면 캡처
21일 래퍼 던말릭의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에서 올린 공식 입장문 ⓒ트위터 화면 캡처

던말릭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작년 12월 경에 한 팬분과 만남을 가졌다.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한다.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1일 래퍼 던말릭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던말릭 인스타그램 캡처
21일 래퍼 던말릭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던말릭 인스타그램 캡처

이번 사건은 앞서 이날 자신을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리안이 쓴 글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던말릭의 초성과 소속사를 공개하며 “여고생 데려다가 싫다는데 성추행하고 어떻게 해볼라고 계속 징징댔다”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도 22일 트위터를 통해 당시 던말릭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키스하고 몸을 만지고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페미니스트 래퍼’를 표방해온 던말릭이 성추행 가해자임이 드러나자 힙합 팬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던말릭은 2014년 믹스테입 ‘Hashtag(#)’으로 데뷔한 후 두 장의 EP를 발매하고 서울·부산 등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해왔다. 지난해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부문 후보에 올랐다.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는 “한국 힙합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비판하고 젠더·인종 문제를 이야기하며 소수자들과 연대해온 유일한 레이블”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다. 

힙합 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SNS 등을 통해 “한국 힙합 내 여성혐오와 성폭력을 성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래퍼 오왼 오바도즈는 지난해 10월 SNS 생방송 중 “난 백인 X년들만 보면 참을 수가 없어. 강간하고 싶어(I can‘t stand white skin b*tches, I want to rape...)”라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오왼 오바도즈는 그해 1월에도 여성 팬에게 “한번 줄 거 아니면 까불지 말고 가라 꼬맹아”라고 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사과한 적 있다. 래퍼 아이언은 지난해 7월 여자친구를 수차례 폭행하고,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자해 협박을 하는 등 데이트 폭력을 일삼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판결을 받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