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모로 특별전

부산국제영화제 11월 9일 개막

잔 모로 특별전, 신상옥 감독전등 마련

개막작 <흑수선> 등 200여편 영화잔치

<연인들> <쥘과 짐>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 <케렐> <세상 끝까지>의 아름다운 배우 잔 모로가 한국에 온다. 오는 11월 9일 화려한 막을 올리는 제6회 부산영화제에서 그의 특별전을 마련한 데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의 추앙받는 여배우 중 한명이고 프랑스예술원 최초의 여성 프랑세즈가 된 잔 모로는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쥘과 짐>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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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49년 영화에 입문한 이후 트뤼포, 오손 웰즈, 프리츠 랑,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조셉 로지, 루이스 브뉘엘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12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60년대는 누벨바그의 한가운데 서있었고 그 뒤 <뤼미에르>란 영화로 스스로 감독 데뷔를 하기도 했었다.

2000년에는 파스빈더 감독을 그리는 <파스빈더의 여자들>에 출연하는 등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 세 편. 1958년 만들어진 <연인들>과 <쥘과 짐>(62)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2001)이다.

트리포 감독의 <쥘과 짐>은 두 남자와 한 여자에 관한 얘기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흔한 남녀의 삼각관계를 얘기하지 않는다.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문화적 순수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정신적 경제적 공황으로 접어들던 시기. 쥘과 짐 그리고 짐과 친구이자 부부 연인으로 살다간 카트린(잔 모로 분)에 관한 얘기가 영화의 축이다. 카트린은 이상주의자이자 아나키스트로 자유를 갈망한다.

그러나 쥘과 짐 모두 갈망하던 그 자유는 카트린만이 목숨을 던져가며 얻어낸다. 영화평론가 김지석은 “카트린은 쥘과 짐에게 아나키스트이며 동시에 대지의 어머니다”라고 얘기한다. 트뤼포의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들은 매우 지적이며 남성들보다 당당하고 진취적이다. 물론 이것은 여성에 대한 깊은 이해는 아니며 어쩌면 여성에 덧씌워지는 또 하나의 틀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자 주인공을 보는 기쁨은 어쩔 수 없다.

<쥘과 짐>은 잔 모로의 뛰어난 연기와 감독의 연출로 여전히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누벨바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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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은 <연인>의 작가 뒤라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뒤라스가 노년기에 무려 서른여덟살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졌던 경험을 조세 다이안 감독이 영화로 만든 것. “그것은 전쟁이었고 사랑이었다. 그것은 폭력이었으며 우리가 바랬던 것이다”라는 그들의 사랑을 담은 영화에서 잔 모로는 뒤라스로 분했다. 사실 잔 모로가 아니면 누가 그 역을 맡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적역을 맡아 열연했다.

60여개국의 영화 202편이 상영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타이영화 특별전과 신상옥 감독의 회고전 등 작품성 높은 작품들과 허우 샤오센 등 거장들의 방문으로 풍요롭게 꾸며진다. 개막작으로는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이, 폐막작으로는 태국의 차트리찰레름 감독의 <수리요타이>가 선정됐다.

개막작 예매는 10월 18일부터 이틀간, 본 예매는 10월 26일부터 시작된다. 전국의 부산은행 지점과 서울극장 임시매표소를 이용할 수 있고 인터넷 예매가 가능하다www.pusanbank. co.kr, www.piff.org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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