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들은 조작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왜 헤라는 악처의 전형이 되었을까. 장영란은 <신화 속의 여성, 여성 속의 신화>(문예출판사)에서 그녀가 “결혼한 여신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스 여신중 결혼한 여신은 헤라와 아프로디테인데 헤라가 질투와 간계만을 일삼는 여신으로 묘사된 건 아내가 남편의 자유로운 성적 욕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라는 것. 말하자면 가부장제가 이들 여신들에 대한 왜곡을 낳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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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리스 신화와 비극에 나타난 인물들을 기존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본다. 여신들과 그들을 평가하는 전통적인 기준과 해석에 반기를 든 저자는 어머니는 자식의 씨받이에 불과하므로 진정한 부모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부장제의 대표자 아폴론과 제우스 그리고 제우스의 딸로서 자신은 영원히 남성과 아버지의 편이라고 주장하는 아테나의 모순을 꼬집는다.

필자는 또한 성차별 문제와 함께 가족의 기원과 변천에 대한 엥겔스의 이론을 검토하고 호주제를 비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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