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선생님에게 들었던 말, “여자는 초등 교사해야 남자들이 좋아해”
[이렇게 생각한다] 선생님에게 들었던 말, “여자는 초등 교사해야 남자들이 좋아해”
  • 이예진 OO대학 초등교육 전공
  • 승인 2018.04.09 11:00
  • 수정 2018-04-1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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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3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Me Too 운동 지지와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가 3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Me Too 운동 지지와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요즘 언론에서 미투(#Metoo) 운동이 활발한 만큼 저도 이런 성차별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미투 운동을 매체로 접할 때마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해야 했던 사소한 일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투 운동이 교육계로 즉,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학생들이 이런 성차별을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가 여자만 다니는 학교이다 보니 성차별이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선생님 중 유독 성차별이 심했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 선생님은 선배들이 조심하라고 할 정도로 학교에서 소문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과라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없어서 그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다든지 어떤 접촉이 없었지만 문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선생님 자리를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그 선생님이 담임이다 보니 진로에 관해 그 선생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었습니다. 친구는 1학년 때부터 정치외교학과에 가서 후에 외교관이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친구가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할 때마다 “여자가 외교관으로 성공하는 길은 너무 좁아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여자는 얼굴이 좀 예쁘기만 하면 문제없고 얼굴이 못생기면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는 것이 남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담임선생님이 생활기록부를 써주시기 때문에 선생님 앞에서 불편한 내색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특히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심히 불편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는 것이 남자들이 좋아하는 직업이여서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마치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등학교 선생님이면 여자일 것이라는 말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습니다. 이것은 직업적인 성평등에 어긋나고 특히나 선생님은 학생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듯이 선생님이 하는 말이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나중에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에도 이러한 인식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학교 선생님들의 얘기만 들어봐도 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람들인데도 이런 성차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선생님이 먼저 학생에게 모범을 보이면 학생은 자연적으로 학생다운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저는 그럴 때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려면 본인이 먼저 존경받을 일을 해야 하며, 애꿎은 아이들을 성추행한다든지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을 삼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투 운동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점을 언론에 내비치고 차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법인데 왜 지금까지 수수방관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인지 우리 모두 다시금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결과적으로, 미투 운동은 여성과 남성의 성차별을 줄이는 도구로서 활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유명 연예인, 권력가뿐만 아니라 이제는 교육계로도 미투 운동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그런 말을 들은 것이 치욕으로 남아 나중에 큰 트라우마가 생겨 사회 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학교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어 교육자들이 철저하게 법을 지켜야, 성 관련 문제들이 뿌리가 뽑히고 그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 또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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