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성희롱 교육 ‘몰라서 못했다’
직장내 성희롱 교육 ‘몰라서 못했다’
  • 경북 권은주 주재기자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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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여성노동자 10명중 3명이 성희롱
촉탁사원으로 5년째 근무중인 24세 00씨는 3년 전부터 공장장에게 성희롱을 당해왔다. 공장장은 가슴과 목 사이를 만지기도 하고 혼전 성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나, 애인하고 만나서 뭘 하나 등의 질문들을 던졌다.

그는 스트레스로 인해 잠도 못 잤으며 공장장에게 그만두라고 요구했지만 집요한 괴롭힘을 당했다. 사내 공장장의 성희롱에 대한 소문이 돌자 노조에서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조사를 통해 두 명의 피해자가 나타나자 노조와 회사가 사실조사를 했다.

00씨는 가해자를 징계하고 사과문을 게재할 것과 이후에도 회사에서 신분을 보장해 줄 것, 그동안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대한 피해보상 등을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징계위원장이 공장장이라는 이유로 징계위 자체도 열지 않았다. 사장은 공장장이 사과문을 하루 게시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감하려 했고 피해보상은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각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이에 공장장에게 피해보상을 민사소송으로 하겠다고 하자 공장장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성희롱이 사실로 밝혀지긴 했지만 회사에서는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고 미온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20대, 촉탁사원)

경리직으로 입사 2개월째다. 입사 초기부터 같은 부서 부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 손을 만지거나 키스까지 한 적도 있다. 강하게 몇 차례 거부의사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중지하지 않고 있다. (20대 미혼여성, 00축산)

학교 및 호프집에서 설거지, 청소, 술 서빙, 심부름 등 아르바이트 한 지 2주. 주인이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며 팔다리를 때려 멍이 들었다. 성희롱과 폭행으로 계속 다니지 못하고 그만 두었으나 임금을 안 준다. (20대, 호프집 아르바이트)

2사원 200여명 중 20여명이 여사원인 회사의 비서실에 근무. 노동조합은 가입하지 않음. 사장이 의도적으로 유니폼 치마를 짧게 입게 하고 문이나 블라인더를 올리고 내릴 때 치마 속을 의도적으로 보고 즐김. 서류정리를 할 때도 의도적인 신체접촉으로 괴롭힘.

거래처 손님을 만날 때도 같이 나가야 하며 술을 강제로 따르게 하고 허벅지를 만진 적도 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지만 과민반응을 보인다며 무시함. 사장은 아버지의 고향후배이고 어렸을 때부터 잘 아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다리도 불편하시고 같은 회사 경리 일을 하고 있다. (20대. 통운회사 비서실 근무)

마산창원지역 여성노동자 10명 중 3명이 상습적으로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있는데도 사업주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은 2001년 11월 1일∼11월 23일까지 마산창원지역 업체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직장내 성희롱 유무를 묻는 질문에 206명중 3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가해자는 직장상사가 61%, 직장동료가 3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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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소규모 사업장의 직장내 성희롱 교육이 내실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교육 실태 조사에서는 사업주의 50%가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여성노동자들은 30%만 예방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해 양측간에 29% 이상의 차이가 났다.

직장내 성희롱의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여자니까 만만해서’라는 대답이 97명(47%), ‘이유 없이 재미 삼아서’가 27%, ‘직장문화 때문’라는 응답이 2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내 여성이 대부분 하위직급에 있는 상황과 여성을 대상화하는 비평등의식이 아직도 뿌리깊게 남아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반드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가 137명(66.5%)으로 나타났다.

1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거나 교육을 해도 내실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업주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때의 어려움’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교육시간을 내기가 힘들다’(41.8%), ‘교육자료 구하기 힘들다’

(12.7%), ‘교육내용을 잘 모르겠다’ (5.5%), ‘외부강사 구하기 힘들다’(5.5%) 순으로 답했다.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몰라서 못했다’(41.7%), ‘교육시간 내기가 힘들어서’(20.8%), ‘교육내용이 없어서’(16.7%), ‘강사 구하기 힘들다’(4.2%)로 각각 응답했다. 이는 기업주의 책임회피인 동시에 성희롱예방교육의 필요성이 사전에 홍보되지 않은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어 4년째 접어들지만 고용평등실의 상담 10%가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마창고용평등실의 김정임 실장은 “1999년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의무조항으로 명시된 직장내 성희롱교육이 각 사업장에서 얼마나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해 지역에서 성희롱을 근절하고 성 평등한 직장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각 주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임 실장은 또 이번 조사를 통해 “특히 여성노동자들이 자기의 권리를 찾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며 “영세 소규모 사업장의 성희롱예방교육 실시에 대해 정부기관의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경북 권은주 주재기자 ejsk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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