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체벌·단속 익숙한 교실풍경
수업·체벌·단속 익숙한 교실풍경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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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은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WAW)가 주최하는 ‘소수자의 시선으로 북한 만나기’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거주하고 있는 북한여성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 가깝고도 먼 ‘북한여성의 삶’을 조명·연재한다. <편집자주>

아무개씨 - 신원은 밝힐 수 없으나 북한에서 사범대학을 나와 10여 년간 중등학교 교원으로 재직했고 한국에 온 지 5년 정도 돼간다.

◇ 교사가 되려면 = 교원은 간부직급이며 초등학교 선생님은 교원대학, 고등중학교(6년제 학교로 중·고등학교에 해당함)의 경우 사범대학을 나와야 한다. 졸업하기 전 국가고시를 봐서 합격해야 졸업시험 자격이 주어지고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배치는 우선 지망서를 내고 졸업성적 대로 시내중심지부터 농촌까지 배치된다. 부모가 힘이 있으면 도시에 배치될 수도 있다.

◇ 월급과 여교사 비율 = 교사들은 방학에도 출근하고 강습도 받아야 한다. 지각을 해서도 안되고 통제도 심하다. 월급은 호봉제였다가 91년도에 실력위주로 다시 책정했다. 급수시험을 치는데 좋은 판정을 받으려면 학생의 98.9%가 출석하고 불량학생이 없어야 하며 80% 이상 우등성적을 받아야 한다. 또 청소 담당구역제가 있고 학교건물이 손상되면 월급에서 깎인다.

교원의 80% 가량이 여성이며 여성 부교장(교감)이 늘고 있다. 교장도 간혹 있다. 남성들은 결혼하면 여성을 시켜먹으려는 습성이 있는데 교사들은 잘 구속이 안되니까 신부감으로 꺼리는 것 같다. 장교나 군인들 부모가 선생님을 점찍어 두었다가 주선하는 경우도 있다.

◇ 학생들과의 관계 = 수업시간 외에도 사회노동, 농촌지도 등에 직접 학생들 데리고 다니면서 학생들과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먹는다. 한 번 담임을 맡으면 6학년까지 계속 맡기 때문에 학생의 집에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안다. ‘똥집까지 다 안다’는 말이 있는데 학생들의 속내까지 꿰뚫고 있다는 의미다. 교실에서 선생님은 학생에게 “영희 학생, 일어나십시오”라고 존칭어를 쓰게 돼있다. 평소엔 친근하게 부르기도 한다. 참관(평가)수업이 있을 때는 학생들이 알아서 선생님의 비위를 맞춰줄 정도로 관계가 가깝다.

◇ 남녀 통합교육을 시키나 = 예전엔 남녀학교를 따로 두었는데 서로를 너무 모르니까 스토킹도 일어나고 남학생들이 폭력적이 됐다. 92년부터 남녀공학으로 통합했는데 여학생들이 남학생에게 지지 않으려고 하는 의식이 생겼다. 남학생들은 교실청소도 잘 안하려 한다. ‘남자는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과목과 수업내용 = 국어·문학·수학·영어·역사·천문학·체육 등 남한과 거의 비슷하다. 공산주의 도덕이 윤리에 해당하고 사회과목은 따로 없고 사상과목이 3∼4가지 있다. 여학생실습(가정)은 여학생만 배우고 위생·군사학(교련)이 새로 생겼는데 남녀학생 다 배운다. 남한에선 한자어가 많지만 북한은 다 우리말로 바꿨다. 내용도 남한에 비해 전문적인 것보다는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을 위주로 한다. 예체능에 특기가 있는 학생은 소조(동아리)를 만들어 선생님이 따로 지도하며 경시대회나 체육대회에 내보내기도 하고 중앙까지 진출시키기도 한다.

인성교육은 목요일이나 토요일에 생활총화를 하며 개인이기주의, 공중도덕, 타산지석, 손님접대 등을 배운다. 학부형회의에서 가정교육에 대한 조언도 한다. 북한에서도 대학에 보내려하지만 학생에 대한 열정은 남한부모가 더 높은 것 같다. 학부모가 선생님 멱살 쥐는 경우는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 한다.

◇ 단속과 체벌 = 학생들은 100% 교복을 입고 평소에도 청바지나 영어그림이 있는 옷을 입으면 안되며 남학생이 쫄바지를 입어도 안된다. 남학생은 상고머리, 여학생은 단발을 해야 하고 머리가 길면 등교할 때 교사가 가위로 잘라버린다. 남한의 유행가가 넘어오기도 하는데 등교시에 옷차림 검사와 수첩검열이 있다. 수첩에 유행가가 적혀있으면 회수되고 담임이 사상비판을 받는다.

체벌은 주로 노동(변소 청소 등)을 많이 시킨다. 매를 댈 때는 이유를 알게 하고 교사가 걸상에 올라가서(높은 위치에서) 때린다. 그렇지만 ‘자녀 하나 두고 잘 먹이지도 못하는데 때리지 말라’는 지시가 있어서 운동이 될 수 있게 운동장을 뛰게 하거나 교실비품을 만들어오라고 한다. 불량학생을 수용하는 소년교양소가 운영된 적도 있지만 거기서 순 노동만 시킨다고 사회여론이 나빠서 한달만에 폐지됐다. 한번은 젊은 여교사가 회초리를 책상에 내리쳤다가 파편이 튀어나가 학생의 눈이 실명된 경우가 있었는데 감옥에 10년이나 있었다.

◇ 학생들의 놀이문화 = 주로 알차기, 돌로 비석치기, 줄넘기 등 민속놀이를 하고 축구도 아주 좋아한다. 한번은 중국서 게임기가 들어와서 학생들이 게임하느라 학교를 결석한다고 사회적으로 여론화된 적이 있었는데 안전부가 수색해서 전부 회수해갔다. 남학생들 사이에 담배 피우는 경향도 있고 주머니에 칼을 넣어 가지고 다니며 책상을 긁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체로 순진하다. 아이들은 창고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면서 놀기도 하고 우정이 상당히 깊다. 그렇지만 싸울 땐 세차게 싸운다. 반끼리 패싸움도 벌인다. 북한서는 공부 못한다고 따돌리거나 미워하지는 않는다. 남학생들 사이엔 권력다툼이 있고 여학생들은 성격상 문제로 싸우는 경향이 있다.

◇ 장애학생은 어떻게 교육받나 = 맹인학교가 따로 있다. 그렇지만 보통 지체장애인은 정규학교에 (학교 안 나오고) 이름만 붙여놓고 최저점수를 줘서 졸업시킨다. 평양에선 장애인은 살 수 없고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 북한엔 난쟁이촌이 따로 있고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 성교육과 학내 성폭력 = 호기심을 부추긴다고 성교육 못하게 한다. 생물시간에 몸의 구조에 대해 가르치는 것과 여학생 실습시간에 담임이 월경주기 등을 교육하는 게 전부다. 북한에서도 원조교제처럼 속성 나쁜 남자어른들이 여학생에게 근접하는 경우도 있다. 또 야만적 행위(성폭력)를 하는 교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교사는 학생을 성추행해서 3년간 광산에서 일한 경우도 있었다.

◇ 90년대 중반이후 교실은 = 먹지 못해 결석하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고 교사들도 월급이 끊겼다.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1등 바보’가 됐다. 교원용 배급소가 있었지만 1년 반만 유지됐다. 사직서는 제출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그 대신 과외시간을 주거나 식량휴가를 줬다. 오후엔 교사도 장사를 하든 뭘 하든 알아서 먹을 것을 구하라는 것이다. 또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식량을 구하라고 했다. 우리의 경우 염소 10마리 길러서 우유를 결식아동에게 먹이기도 했다.

정리=조이 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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