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여성·문화네트워크, 4월29일
‘성평등 탐구생활2’ 콘텐츠 자문기획단 회의 개최
자문단 “가부장적 남성성 고집하면 남성이 손해...
남성들에겐 더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
성평등은 남성에게도 좋아”

ⓒVecto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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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성평등 탐구생활2 : 성평등 안내서 제작 및 확산 캠페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문기획단 회의가 4월29일 온라인 개최됐다.

자문기획단은 남성들이 성평등 운동의 지지자가 되고, 남성들 스스로 고정관념을 벗어나 자유로운 성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남성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성평등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 및 방향 설정에 참여한다.

이날 회의에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서한영교 작가, 신필식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 이한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나도 몰라서 공부하는 페미니즘』 저자 키드 작가,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 등이 참여했다.

4월29일 온라인 개최된 ‘성평등 탐구생활2 : 성평등 안내서 제작 및 확산 캠페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문기획단 회의 모습.  ⓒ여성신문
4월29일 온라인 개최된 ‘성평등 탐구생활2 : 성평등 안내서 제작 및 확산 캠페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문기획단 회의 모습. ⓒ여성신문

참석자들은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을 열등하고 순종적인 존재, 혹은 돌봄노동을 전담하는 ‘엄마’로만 취급해온 가부장적 전통 위에 쌓은 ‘남성문화’를 반성하자는 얘기다. 이러한 ‘가부장적 남성성’ 편견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남성들에겐 오히려 독이라는 지적이다.

“‘남자는 힘이 세고 여자는 섬세하다’는 성별 고정관념을 버려라”(이한), “남성은 자신의 주변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고정관념, 약한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신필식), “불법촬영물 등 성폭력·성차별적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남성임을 증명하려 하지 말고,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감각을 벗어나라”(서한영교) 등 조언도 전했다.

정재훈 교수는 “산업화 과정에서 남성이 1인 생계부양자, 가장 역할을 맡는 대신 여성에 군림하고 여성폭력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가 아니지만,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게 하는 구조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이 이를 성찰하기보다 ‘내가 왜 잠재적 가해자야’라며 발끈하는 데 그친다”라고 지적했다.

신필식 박사는 “많은 남성들은 ‘남자라면 이래야 해’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런 건 여자들이 하는 거야’라며 여성성을 부정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그 반대로서의 ‘남성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남성들에게는 더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성평등은 남성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한 활동가는 남성들에게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도록 공부하자. 자신의 발화권력을 고려해 더 많이 듣고 간결하게 이야기하자. 동반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또 “성평등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남성을 만나면 ‘요즘 그러면 큰일난다’라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사소해 보이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고,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설득하자”고 말했다.

자문기획단은 이날 첫 자문위원회의를 시작으로 10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출범을 통해 생활 속 성평등의 의미를 쉽게 전달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여성가족부 '2021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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