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년 넘게 ‘무상 생리대’ 미루는 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단독] 1년 넘게 ‘무상 생리대’ 미루는 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 이세아·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6.02 11:54
  • 수정 2021-06-02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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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 제정한
광역지자체 5곳, 시행은 아직
조례 제정한 지 6~17개월 지났는데
근거규정 미비·예산 부족 등 이유로 미뤄
2016년 ‘깔창 생리대’ 이후 5년이 지났지만, 많은 여성들에게 생리대는 여전히 ‘아껴 써야 하는 비싼 물건’이다.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 적어도 청소년들에게만이라도 보편 지급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신문
2016년 ‘깔창 생리대’ 이후 5년이 지났지만, 많은 여성들에게 생리대는 여전히 ‘아껴 써야 하는 비싼 물건’이다.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 적어도 청소년들에게만이라도 보편 지급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신문

‘청소년 복지와 여성 건강권 보장을 위해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주자’는 논의가 전국 지자체로 퍼진 지 2년이 흘렀다. 현실은 어떨까. 여성신문 취재 결과, 서울특별시를 포함해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5개 광역지자체(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모두 제도 시행을 미루고 있었다. 대구광역시는 아예 시행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약속한
광역지자체 5곳, 6~17개월 지났는데 
근거규정 미비·예산 부족 등 이유로 미뤄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7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를 가결했다. 오는 7월 보편지급을 앞두고 있다. 다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 고등학생(만 16~18세 대상)에게 먼저 보편지급을 시행할 계획이다. 단계별로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일문 광주시 교육청소년과 주무관은 “사업비가 72억에 이를 정도로 막대해서 우선 만 16~18세 여성을 대상으로 월경용품 보편지급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내년 4월 근거 법률인 ‘청소년복지지원법’이 시행되니, 추후 상황을 고려해 단계별로 대상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검토할 계획이다. 생리대 보편지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최초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을 시행하는 지역이 될 전망이다. 앞서 2019년 4월 전국 최초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경기 여주시의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를 제정한 5개 광역지자체(서울·대구·인천·광주·경기) 모두 제도 시행을 미루고 있다. ⓒ이은정 디자이너

서울시는 2019년 12월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최초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인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시행은 아직이다. 고석영 서울시 청소년정책과장은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근거 법률인 ‘청소년복지지원법’이 시행되는 2022년 4월에 맞춰 보편지급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광역시도 2020년 11월 ‘여성청소년 보건위생 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근거 법률이 시행되는 2022년 4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정승환 인천시 청소년정책팀장은 “청소년 생리대 보편 지급 예산이 연간 약 150억원이다. 시 자체 예산으로는 무리가 있다”며 “국비와 시비, 도비 모두 합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근거 법률이 시행되는 2022년 4월에 맞춰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광역시는 2020년 10월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류경애 대구시 청소년 지원팀장은 “보편지급을 위해 예산 116억원이 필요한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확보가 어려웠다”며 “우선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경용품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서울시청소년월경용품보편지급운동이 '코로나로 심각해진 월경 빈곤, 서울시는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지원 조레 조속한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5월28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서울시청소년월경용품보편지급운동이 '코로나로 심각해진 월경 빈곤, 서울시는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지원 조레 조속한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여성의 필수품 생리대, 아직도 청소년들에겐 사치품 
청소년 74% “생리대 아끼려고 4시간 이상 사용”...12% “휴지·수건으로 대체”

2016년 ‘깔창 생리대’ 이후 5년이 지났지만, 많은 여성들에게 생리대는 여전히 ‘아껴 써야 하는 비싼 물건’이다. 우리나라 여성 청소년 10명 중 7명은“ 생리대를 아끼려고 교체 권장시간(4시간)을 넘겨 사용”한 적 있고, 10명 중 1명은 “생리대 대신 휴지·수건을 사용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가 전국의 만 11세~24세 청소년 12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불안, 가계소득의 감소로 생리대 구입 부담은 더 커졌다. ‘등교일수가 줄어들어 학교에서 월경용품을 지원받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거나 부모의 월급이 줄었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 적어도 청소년들에게만이라도 보편 지급을 더 미뤄서는 안 될 이유다. 

(관련 기사 ▶ ‘깔창 생리대’ 후 5년...생리대 무상지급 약속 미루는 서울시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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