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중대범죄 사면 제한’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 재계의 이재용 사면 요구에
“공감하는 국민 많다”

정의당 “이재용 사면 예고하나...
대한민국 특권국가 만들 것” 비판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도 사면·가석방 반대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여성신문

재계를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거듭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삼성·현대차·SK·LG 등 재벌 총수 4인과 만나 이 부회장의 사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한 일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부대표는 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이 정말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삿돈 86억원을 횡령해 국정 농단에 가담한 명백한 경제사범”이라며, 고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도 특별사면된다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국가 대한민국을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특권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탄식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날 정의당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정농단 재벌의 사면을 시사하는 대통령의 발언 앞에, 문 정부가 그동안 방패막이 삼았던 그 적폐 청산이 얼마나 껍데기뿐이었는가를 실감하게 된다”며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특혜 사면을 감행한다면, 이 나라에서 거대 양당이 대변하는 집단은 재벌과 기득권일 뿐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2일 오전 경제개혁연대,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청와대 앞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 논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
2일 오전 경제개혁연대,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청와대 앞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 논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

앞서 2일 경제개혁연대,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 앞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 논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국민통합과 인권증진의 측면에서 시행되어야 할 사면·가석방이 경제적 투자에 대한 정치적 대가로서, 또는 경제 논리로 환원돼 재벌의 기업 범죄 정당화에 악용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의 부재로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투자·의사결정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주장 자체가 한국 재벌기업 경영방식의 낙후성을 보여준다”며 또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은 현재 진행 중인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분식회계사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재벌총수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사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는 사면에서 제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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