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7000억원 통상임금' 소송 9년 만에 노동자 승소 확정
현대중공업 '7000억원 통상임금' 소송 9년 만에 노동자 승소 확정
  • 유영혁 기자
  • 승인 2021.12.16 16:52
  • 수정 2021-12-1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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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경영 악화 예측할 수 있었다"...신의성실 원칙 주장 배척
"상여금 통상임금에 포함해야"...3만8000여명에게 적용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에 대해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에 대해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현대중공업 노사가 벌인 법정 다툼이 노동자들의 승소로 9년 만에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6일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전체 노동자들을 대표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소송은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의 차액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2개월마다 100%씩 총 600%에 연말 100%, 설·추석 명절 50%씩을 더해 모두 800%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회사는 ‘800% 상여금’을 전 종업원과 퇴직자에게 일할 계산해 지급했지만, 명절 상여금(100%)은 재직자에게만 지급했다.

근로자들은 통상임금의 법적 기준을 정기성(정기적인 지급), 일률성(일정한 조건을 만족한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 고정성(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했다면 업적·성과 등과 무관하게 당연히 지급)으로 삼아온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소급분을 회사가 줘야 한다며 2012년 소송을 제기했다.

9년 동안 이어진 재판의 쟁점은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이다. 통상임금 소급분 등 추가 임금 지급으로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존립이 위태로워 진다면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칙을 위반한 것이므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1심은 2015년 2월 “회사의 경영 상태가 악화됐지만 이를 이유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명절 상여금 100%를 제외한 상여금 700%만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보면서도 신의칙을 인정해 추가 발생하는 임금 소급분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업이 일시적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영 예측을 했다면 그러한 경영상태의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향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들어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노동자 38000여명에게 지급할 4년 6개월(2009년 12월 말~2014년 5월 말)치 통상임금 소급분은 약 63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기업이 지급해야 할 추가 임금의 총액은 7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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