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라치기 비판’ 김태일, 인수위 내부 반발로 자진 사퇴
‘젠더 갈라치기 비판’ 김태일, 인수위 내부 반발로 자진 사퇴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2.04.01 15:48
  • 수정 2022-04-0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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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위 정치분과위원장 임명 당일 사의
김태일 장안대학교 총장
김태일 장안대학교 총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의 정치분과위원장인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명단 발표 반나절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총장은 “국민 통합의 대의에 동의해 함께하고자 했는데 계속 분란 삼아서 해봐야 주변 사람들 불편하게만 할 것 같았다”며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장은 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자신을 영입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님이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장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KBS 이사회 이사 등을 역임한 중도개혁 성향의 정치학자로 알려져 있다. 전국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대구경북여성사회교육원 공동대표,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회 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당내 반발의 이유에 대해서는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면서도 “저의 어떤 정치적 말과 행동에 관한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정도 수용 못할 정도면 제가 하기 싫다는데 자꾸 우겨서 할 수 없지 않느냐. 특히 통합이라는 과제를 위해서는”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페미니즘 관련 윤 후보측 입장을 비판한 칼럼을 썼다는 점, KBS 이사를 3년간 맡으며 ‘정치적 후견주의’에 대해 비판했던 것을 반발의 이유로 짐작했다.

김 총장은 지난 1월 13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1130300095)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당선자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글에서 “페미니즘을 비틀어서 갈라치기 캠페인으로 소비하려는 윤석열 후보의 간계(奸計)가 이런 가치를 훼손, 왜곡하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썼다.

이어 1월 30일자 여성신문 기고한 ‘여성주의 비틀기, 그리고 이념적 불러내기’ 칼럼에서도 “일부 정치세력은 여성주의를 비틀어 혐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페미니즘을 왜곡해 젠더 갈라치를 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김 총장은 “우리나라에서 여성주의 가치가 성장하면서 억눌려있던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자존과 생명의 위협은 여전하다”면서 “이런 현실을 왜곡하면서 일부 정치세력은 여성주의 가치가 지나치게 대표되고 있으며 그것은 불공정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들은 여성주의 가치와 현실을 비틀고 있다”고 썼다. ▷[2022 여성주의를 위한 변론] ② 여성주의 비틀기, 그리고 이념적 불러내기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10&oid=310&aid=0000093686

김 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의) 그 밑에 깔려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갈라치기 전술이라는 것이 문제”이라며 “페미니즘은 통합하고 협력하고 상생, 공존하자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4년 배우 엠마왓슨이 유엔 연설에서 강조한 ‘히포시(HeForShe)’를 언급하며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실현하는 가치’라는 취지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왜곡되는 현실에 대해서 비판적인 얘기를 뾰족하게 했다”고 말했다.

히포시는 남성들에게 성평등 참여를 촉구하는 UN 여성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남성들의 지지를 바라는 운동이다. 국내에서는 여성신문이 2015년부터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김 총장은 2017년 히포시 선언에 참여했으며 김 총장의 제안으로 2019년 KBS성평등센터와 이사회가 히포시 선언에 동참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김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선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김 총장이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던 일과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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