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 편향적· 현실안주 교육 탈피
자율, 균형, 미래지향 교육 추구
AI하이테크 맞춤 공교육, DQ 강화

임태희 경기 교육감 후보 ⓒ홍수형 기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후보 ⓒ홍수형 기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이력은 탄탄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학·석사, 행정고시 24회, 기획재정부 근무, 16~18대 국회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 서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국립한경대 총장,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특별고문.

임 후보는 경기도 토박이다.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낙생)와 중학교(양영)를 그곳에서 다녔고, 세 번의 국회의원 또한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됐다. 경기도에서 나고 자라 3선 의원에 장관과 대통령실장, 대학교 총장을 지낸 그가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나섰다.

출마의 변은 확실하다. “바꿔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 대학입시만을 위한 초중고 교육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습니다. 기초체육과 읽기 쓰기, 문해력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건 초중고 교육이 잘못됐다는 증거입니다. 게다가 지금의 교육은 ‘획일적이고 편향적인 데다 현실안주’ 중심 입니다. ‘자율적이고 균형 있고 미래지향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표정과 말투는 교육감 후보로서 현 교육의 틀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와 열정은 물론 확신을 보여주고도 남았다. 주말인 14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임 후보에게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나서게 된 계기와 주요 공약 및 정책과 실천 방향 등을 들어 밨다.

교육감 후보가 뜻밖이란 반응도 있었을 듯합니다.

주위의 권유가 많았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조건도 맞아 떨어졌구요. 교육감 후보가 되려면 1년 이상 당적이 없어야 하고, 3년 이상 교육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2014년과 2016년 공천에서 컷오프되는 바람에 탈당해서 당적이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에서 일괄복당을 해준 적이 있는데 한경대총장 사표가 늦게 수리돼  그것도 놓쳤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보수쪽 단체가 두 곳 있는데 다행히 두 곳이 합의를 해줘 단일후보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교육현장의 가장 큰 문제를 꼽는다면?

전교조 교육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첫째는 학력 저하와 학력 양극화입니다.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전반적으로 학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사교육을 받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 사이의 간극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편향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이죠. 전교조가 내세우는 ‘민주시민교육, 평화평일교육, 노동인권교육’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 듯하지만, 들여다 보면 획일적인 사고와 학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 가치관과 세계관, 역사관 모두 편향돼 다른 생각에 대한 관용성을 갖지 못하게 하구요. 현실안주에 기우는 것도 문제입니다.

주요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방법은?

자율과 균형,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지향합니다. 교육의 본질을 중시하되 개인의 잠재력과 끼를 발휘하게 하려 합니다. 우선 획일적으로 강요되던 제도를 자율적으로 바꾸겠습니다. 9시 등교를 학교별 재량에 맡기겠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9시 등교를 강제하면 맞벌이부부들은 난감합니다. 부모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일찍 등교하게 하고 아침밥을 제공하면 학교가 돌봄교실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장이나 지역사회,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10시로 일괄규제하는 학원 시간도 12시 이전까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소한 것까지 획일적으로 결정하고 강요하면서 평준화를 지향하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학력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둘째는 책임돌봄제도의 실시입니다. 경기도엔 맞벌이부부가 많습니다. 이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맡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그동안 학교에선 돌봄문제를 소홀히 여겨 왔습니다. 교육청 소관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교육이 없는 돌봄은 없습니다. 학부모로서는 뭐니뭐니 해도 학교가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장소구요.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힘을 모아 책임돌봄제도를 시행하겠습니다.

셋째는 DQ(디지털지수), 곧 디지털 역량 강화입니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바뀌는데 교육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윤리와 함께 디지털 사용기술, 디지털 소통 등 디지털 세계에 맞는 내용과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학생은 물론 교사와 지역사회 주민까지 대상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평생교육 개념으로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임태희 경기 교육감 후보 ⓒ홍수형 기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후보 ⓒ홍수형 기자

정책구매제도와 리스닝 투어도 내놨는데.

정치 행정 할 것 없이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을 못 따라간다고 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 특별고문 시절 당선인께 민관합동위원회 운영을 강력하게 건의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은 거의 외면당하다시피 하는 상태입니다. 교육은 사교육시장에서 이뤄지구요. 공교육은 선, 사교육은 악이라는 이분법도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공교육의 수준을 높여야지요. 그러자면 명칭부터 사교육이 아니라 민간교육으로 바꾸고 그 기법을 공교육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과 방법은 수요자들이 더 잘 아는 만큼 좋은 정책을 공모하고 채택할 작정입니다.

다양한 의견을 듣자면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직접 현장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경기도 교육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를 찾아 현장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교육의 틀 자체를 교체하자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교육감실을 개방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역할도 바꾸겠습니다. 지금까지 지시하고 감독했다면 앞으로는 지원하고 서비스하는 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개인 맞춤형 교육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압니다. 메타버스에 일종의 진단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학생들이 활동하게 하면 AI(인공지능)가 개인별 관심 분야와 집중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 자료를 모으면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부족한 부분도 알게 될 거구요. AI가 그같은 부분을 발견하고 보완해야 할 대목을 추천해주면 관련 교사나 전문가가 코칭을 해줄 수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공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되는 셈이지요. 이런 방식을 도입하면 우리나라 공교육 현장도 크게 달라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AI에듀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어 민간의 시설 과 인력풀을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 남는 곳을 공유학교로 지정하고 교실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담당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교육지원청 별로 노무사와 변호사를 배치한다는데.

전교조 상급단체엔 전문가가 있습니다. 학교 행정 담당자들은 사실 노무나 법률 문제를 잘 알기 어렵습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총장 시절 노무사를 채용했지요. 교육지원청 별로 노무사와 변호사를 배치하면 일선 학교에서 인권이나 학교 폭력 문제 등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학폭이나 인권문제를 선생님들이 부담하게 하는 건 무리라고 봅니다.

선거기간이 짧습니다. 어떤 전략을 구사할 건지.

평준화 교육감(임 후보는 진보 교육감이라는 말 대신 평준화 교육감이라고 했다) 후보는 전교조와 민노총의 지원을 받습니다. 우리쪽은 오직 캠프의 힘만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구요. 다행히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무한 열정으로 도와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은 기간동안 학력 강화와 책임 돌봄, 하이테크 교육으로 경기도의 교육 수준을 그야말로 높이 끌어 올리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저의 소신과 계획을 널리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