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횡재세 도입’ 발언에 일각에선 회의론 제기
이재명 ‘횡재세 도입’ 발언에 일각에선 회의론 제기
  • 김민정 수습기자
  • 승인 2023.01.27 11:49
  • 수정 2023-01-27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유럽과 이익 내는 구조 달라"
정의당 “여야가 부자 감세 합의...이제 와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7일 전북 익산시 익산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3차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7일 전북 익산시 익산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3차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난방비 폭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횡재세 도입을 주장해 정부와 정치권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횡재세 도입’ 입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과세의 일관성을 해친다”는 논리다.

횡재세란 정부의 정책지원 등을 바탕으로 막대한 수익을 내는 업종에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인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2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대담에 출연해 ‘횡재세 도입 필요성’과 관련해 “원래 경제 정책과 제도는 환경, 공기와 같아서 급격하게 바꾸는 것을 가장 크게 지양해야 한다”며 “가게나 기업을 3~6개월만 보고 운영할 수 없듯이 연속적(serial) 예상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이득이 많았다고 세율을 올려버리면, 적자를 보는 기간에는 무엇으로 버티게되는 지 등 의구심이 분명히 있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진행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에서 전기, 가스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취약계층의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며 “30조 원 추경 중 5조 원 규모의 핀셋 물가 지원금 안에 에너지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정유사와 에너지 기업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국민이 입는 고통을 상쇄해 줬으면 하는 만큼 차제에 다른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는 횡재세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추경과 횡재세 도입에 대해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세율을 올려 이익을 본 건 지난해고 지금은 또 다른 상황인데, 그것을 현시점에서 횡재세로 걷자는 것은 조금 시차가 있다는 것”이라며 “만일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서 정유사나 공공기업이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세율을 바꿀 것이냐의 문제도 있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횡재세를 비롯해 추경에도 반대하고 나섰다.

본예산 집행을 시작하는 1월에 추경을 논의하는 게 국가재정 운용의 기본에 맞지 않고 추경으로 오히려 치솟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추 부총리는 26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횡재세와 관련해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유럽과 한국의 정유사 수익 구조 자체가 다르고, 과세 일관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추 부총리는 “유럽 등은 그들이 유전을 개발하고 유전을 통해 채유하고 정제해 수익을 만드는 구조이나 우리는 원유를 수입‧정제해 판매하는 구조여서 그들 국가와 기본적으로 이익 구조가 다르다”며 “특정 기업이 특정 시기에 이익이 난다고 해서 횡재세 형태보다는 법으로 정한 법인세로 세금을 납부하는 게 건강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깡통전세 예방 종합 입법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깡통전세 예방 종합 입법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의당도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 인터뷰에서 “원론적으로는 찬성”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유사 등이 영업이익을 극대화한 것은 작년으로 올해 세금을 매겨봐야 크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작년에 올해 예산을 심의하면서 여야가 합의로 깎아준 부자 감세가 5년 누적하면 65조가 되는데, 그렇게 세금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고 지금 (민주당이) 횡재세를 이야기하는 게 과연 제대로 된 대책인가에 대해서 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진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