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월간 무역적자 역대 최대
반도체 기업 삼성·SK 실적 충격
25년만의 일본보다 저성장 전망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23년 새해들어 잇따라 발표된 무역수지와 기업 실적, 성장 전망이 모두 부진에 빠졌다.

무역수지의 경우 역대 최악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력제품인 반도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은 물론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도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경제가 25년만에 일본보다 낮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 연간, 월간 무역적자 역대 최대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잠정)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126억8,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이다. 정부가 무역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6년 이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 94억7,000만 달러보다 32억 달러 많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1400달러 적자를 시작으로 11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무역적자가 11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462억6,6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의 554억5700만달러보다 16.6%(91억9,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10월 5.8% 줄어든 이후 4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 평균수출액은 14.6% 줄어든 2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44.5% 줄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31.4% 감소했다. 아세안과 미국에 대한 수출액도 각각 19.8%와 6.1% 감소했다. 

지난해 단일국가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2위 미국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역 단위로 최대 교역상대인 아세안에 대한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가 472억 달러로 연간으로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한달 만에 월간 적자가 최대치를 경신했다.

◆ 반도체 기업 삼성·SK 실적 충격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100억원(잠정)으로 2021년 같은 분기 13조8,700억원 보다 69% 줄었다.  43조3,800억원으로 전년의 51조6,300억원보다 16%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급감은 반도체 충격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2,000여 억원대로 전년보다 97%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이 10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공시한 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조6,990억원으로 전분기 10조9,829억원보다 30% 줄었다고 공시했다. 2021년 4분기 12조3766억원보다는 38%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4조6,481억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7,012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3분기 240억원 영업손실 이후 10년만이다.

◆25년만의 일본보다 저성장 전망

IMF의 세계경제전망 수정치 ⓒIMF
IMF의 세계경제전망ⓒIMF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경제가 일본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전날 공개한 세계경제전망 1월 수정전망에서 한국경제성장률을 종전 2.0%에서 1.7%로 0.3%p(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전망치 1.6%, 한국은행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와 비슷한 수준이다.  

IMF의 전망치는 당초 정부가 우려했던 수준(1.6%) 보다는 희망적인 전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설명이라는 지적이다. IMF가 이번 수정전망에서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올렸기 때문이다. 

IMF는 이날 세계경제성장률을 2.9%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2.7%에서 0.2%포인트 높였다

한국의 전망치는 세계 평균보다 1.2%p 낮았다.

IMF는 올해 일본의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당초 한국보다 낮은 1.6%로 전망했지만 수정 전망치는 한국보다 0.1%p 높아졌다.

IMF 전망치가 꼭 맞을 수는 없다. 만일 한국이 일본보다 낮은 성장을 한다면 IMF가 한국에 구제금융을 제공했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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