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대학가 인기에
고려대·경희대 등 전국 41곳으로 늘려
학생들 “양 많고 맛있다” “심리적·금전적 부담 줄어”
경희대, “무료 아침식사 제공 위해 모금 행사 예정”

경희대 학생들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푸른솔문화관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 후 아침식사를 받고 있다. ⓒ홍수형 기자
경희대 학생들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푸른솔문화관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 후 아침식사를 받고 있다. ⓒ홍수형 기자

“지방에서 와서 아침 잘 못 챙겨 먹었는데 이런 사업 덕분에 아침밥도 잘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하는 대학생이라면 번거로워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심지어 최근에는 물가까지 치솟아 아침 챙겨 먹기는 더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어떤 점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21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푸른솔문화관에 직접 가봤다.

오전 7시 50분, 식권발매기 앞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 줄을 서기 시작했다. 8시 정각이 되자 학생들이 ‘1000원’이라고 표시된 ‘[경희인] 조식, 김치콩나물국(밥) 정식’ 메뉴를 눌러 발권을 시작했다. 10분쯤 지나자 금세 식당 바깥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30분 만에 식권 수량 130개 중 100개가량이 판매됐다.

경희대학교 ‘천원의 아침밥’으로 제공됐던 김치순두부국(밥)정식. ⓒ뉴시스·여성신문
지난주 경희대학교 ‘천원의 아침밥’으로 제공됐던 김치순두부국(밥)정식. ⓒ경희대학교 제공

기숙사생, 자취생 “맛있고 양 많은” 식단에 만족

이날 제공된 식사메뉴는 김치콩나물국, 밥, 동그랑땡조림, 계란후라이와 케첩, 무생채, 우유다. 주간 식단표에는 ‘돼지고기’가 포함되지 않은 식단에 별도 표시가 있어, 무슬림 학생들도 마음 편하게 학생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천원의 아침밥’을 처음 먹어봤다는 무역학과 이다빈 학생은 “지방에서 와서 아침밥을 잘 못 챙겨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사업 덕분에 아침밥도 잘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맛도 있고, 양도 진짜 많고 엄청 배부르게 되는 것 같다”고 만족을 표했다.

독문학과 이지연 학생은 “저도 지방에서 올라와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그동안) 아침을 챙겨 먹기 어려웠다”며 “오늘이 두 번째 (참여)인데, 1000원으로 요즘 이렇게 먹기 쉽지 않아서 (좋다)”고 호평했다.

매일 학생식당에서 아침을 챙겨 먹고 있다는 경영학부 이정석 학생은 “(이번 사업을) 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원래 기숙사에 살아서 4000원을 내고 먹고 있었는데, 1000원으로 내려가니까 심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경희대 학생들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푸른솔문화관에서 '천원의 아침밥'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경희대 학생들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푸른솔문화관에서 '천원의 아침밥'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아침 거르는 학생들 돕고자...“무료 식사 제공 위해 모금도 준비중”

경희대 최현진 학생처장은 “최근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학식 가격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요즘 웬만하면 아침 식사는 그냥 좀 거르자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처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하다가 마침 농식품부 지원사업을 찾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대학교 대학본부, 생활협동조합, 정부 예산 이 세 가지를 합쳐서 아침밥을 천원으로 낮춰보자 해서 이 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11월까지 예산이 지원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가끔씩은 아예 무료 식사도 제공하기 위해서 동문 모금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또 앞으로 생협을 더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 교수 의회, 직원 노조에서도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 모범사례로 소개한 식단.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가 ‘천원의 아침밥’ 우수사례로 소개한 식단.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천원의 아침밥’은 농식품부와 대학이 학생들에게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 청년층의 아침식사 습관화와 쌀 소비문화 확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근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높아지며 올해 전국 대학교의 사업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대학교의 총 신청 인원수가 당초 계획된 50만명을 크게 넘어섬에 따라 농식품부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 지원 인원수를 68만명으로 대폭 늘렸다.

올해 농식품부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함께하는 41개 대학은 서울·경기·인천 11개교(서울대, 인천대 등), 강원 4개교(강원대, 상지대 등), 대전·충청 6개교(충남대, 순천향대 등), 대구·부산·울산·경상 12개교(경북대, 부산대, 포항공과대 등), 광주·전라 8개교(군산대, 전남대 등)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