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낙인 퍼트리는 언론 보도 안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혐오와 낙인은 방역에 해가 된다.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며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18일 발표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혐오와 낙인은 방역에 해가 된다.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며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18일 발표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국내 엠폭스(MPOX)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엠폭스와 성소수자를 엮어 위험성을 강조하는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언론에 엠폭스발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는 “최근 엠폭스 국내감염 환자가 확인되면서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빌미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을 퍼트리려는 유감스러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한 매체에서 보도한 기사를 지목했다.

17일 보도된 해당 기사에서는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엠폭스 발병 현황을 보면 남성 동성애자 그룹에서 유행하는게 특징이다”, “양성애자가 엠폭스에 감염될 경우 감염 확산세는 지금보다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엠폭스는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세계보건기구 2022년 안내문을 인용하며 “코로나19에 이어 또다시 성소수자를 ‘문제집단’으로 낙인찍는 기사가 나오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양성애는 양성과 동시에 만남을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발언이 전문가의 의견으로 인용돼 근거없는 혐오와 낙인을 전파하는 것은 인권보도준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체성과 상관없이 감염 가능성에 노출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감영병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것은 돌봄과 연대, 인권 보장이지 혐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말미에는 “엠폭스에 대한 언론과 미디어 가이드 및 정부의 역할” 카드뉴스 링크가 게시됐다. 카드뉴스는 언론에 △확진자와 밀접접촉자 개인정보 노출 △도덕적 질책과 비난 △성소수자와 특정 질환 연결 △성소수자에 대한 불필요한 묘사 등을 자제하라고 요구했으며, 정부에는 △혐오와 낙인 경계 △올바른 정보 제공 △성소수자 차별 예방 및 인권 보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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