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회장 이성희)이 30일부터 2022년 하반기 범농협 공동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이번 채용은 상반기 전국 농‧축협 1100여 명 신규 채용에 이은 대규모 신규 채용으로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NH농협은행 등 계열사, 전국 농‧축협 등이 참여하여 총 1500여명 규모로 공개 채용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본사.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에서 사내 윤리 강령 위반, 지역 조합장 성범죄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다. NH농협과 농협중앙회는 지속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북 장수농협 직장 내 괴롭힘 15건 적발

고용노동부가 1월 27일∼ 4월 4일까지 장수농협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지난 16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장수농협에선 작년부터 다수의 상급자가 A씨에게 면박성 발언을 하거나 킹크랩을 사 오라고 하는 등 사망 직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A씨 상급자들은 A씨의 주말 근무 대체 요청에 응하는 대신 “킹크랩을 사 오라”고 요구해 이를 받거나,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이후에는 A씨에게만 전례 없이 서면으로 부당한 업무 명령을 했다. 이후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 신고 이후 가해자와 지인 관계인 공인노무사를 회사 쪽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등 편향으로 조사했다. 장수농협은 편향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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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감독 결과, 장수농협에서는 지난 3년간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 조기출근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이 3억 9600만원에 달했다. 1주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 위반도 293회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직원에 임금명세서를 주지 않고 산후 1년 미만 여성에 인가받지 않은 휴일근로를 시키고 정기적으로 노사협의회를 열지 않은 경우도 적발됐다. 노동부 전주지청은 6건을 형사입건하고 과태료를 6700만원 매기는 등 조치를 한 데 이어 괴롭힘 행위자 4명에 징계를 장수농협 측에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장수농협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결론이나, 이후 결과가 확정되면 이후 관련해 징계라던가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법인이 달라 운영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6년간 사내 윤리강령 위반 사례 73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사내 윤리강령 위반 사례는 총 73건이다.

위반 사례의 종류는 ‘고객 명의 이용한 대출금 횡령’, ‘고객 예금 횡령’, ‘상품권 판매 대금 유용’, ‘대출금 상환자금 편취’, ‘여신거래처와 금품수수’, ‘사금융 알선’,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수수’, ‘가족명의 대출금 횡령’ 등 금융 사고와 ‘회식 자리 성추행’, ‘동성 부하 직원 성추행’, ‘입사 동기 여직원 성추행’, ‘도급업체 여직원 성희롱’,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등 성범죄 사건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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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성범죄 사건 등이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소재 농협 지점에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과장의 성추행 사건이 주목받게 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도 ‘상급자 폭행과 기물 파손’, ‘체육 행사 도중 동료 폭행’, ‘향정신성 약물 소지 업무취급 소홀’, ‘겸업 금지 위반’, ‘근무지 무단 이탈’ 등 다양한 위반 사례들이 확인됐고, 이들 사건·사고에 대해 NH농협은행은 정직 1개월부터 중징계인 ‘징계해직’(43명)까지 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 NH농협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빈번히 발생한 지역 조합장 성범죄 사건

NH농협은행의 지역 조합장 성범죄 사건도 빈번히 발생했다. 이는 조합장이 인사권, 재정운영권 등을 모두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NH농협이나 농협중앙회와 법인이 다르다 보니 별개의 회사라는 것이다. 

실제 적발되고 있는 조합장이나 임원급 성범죄 사건은 대체로 여성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가해자들은 직장이나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을 일삼았다.  

최근에는 충북 소재 NH농협은행 조합장이 한 축제에서 축하공연에 참여한 여성 출연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NH농협은행이나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은 별개의 회사여서 속사정까진 알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이에 대한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근본적 체질 개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기존 업무의 반복적 관행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관행을 끊어내고 내부 통제 관리 수준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가야할 과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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