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한 여성주의적 고민

젊음 신화 속에 나이듦도 '관리' 대상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나이듦은 뒤처짐, 다른 사람에 대한 의존과 피해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젊음이 주는 활력과 신선함 속에서 나이듦은 무능함과 구태의연함, 완고함으로 정의된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년기는 더 이상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지만 젊음에 대한 신화는 '젊은이 못지 않은 생산적인 노인상'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 보톡스와 주름살 제거수술을 비롯한 성형수술, 몸매관리를 위한 운동 덕분인지 요즘은 나이듦도 관리의 대상으로 포함, 확대됨으로써 젊음은 과잉되고 나이듦은 한층 더 밀려나고 있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생각되지만 노년기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일정 연령이 되면 은퇴해야 하고 그와 동시에 사회적 역할은 상실된다. 나이든 사람이 일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젊은이의 일자리를 빼앗는 민폐라면서 그들을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고 공적 영역에서 물러난 노인남성들은 한창 일을 할 때의 사회적 지위를 더 이상 갖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노인여성, 무성적 존재로 '모성'틀에 가두지 말자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나 의사소통방식, 가사노동이나 집안에서 시간 보내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남성들은 사회적 역할을 확보하고 싶은 마음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가 재산의 손실을 보기도 하고, 집안에 있는 것이 답답해서 거리를 헤매기도 한다. 반면에 전업주부로서 살아온 노인여성들은 자녀의 결혼과 분가로 양육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시간이 늘어나는 듯 싶지만 은퇴한 남편의 점심 식사를 고민해야 하고 외출에서 제약을 받는다.

또한 손자양육이나 자녀에 대한 가사노동을 지원해야 하고 남편의 병수발로 노년기에도 보살핌노동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역할을 상실한 노인남성들은 노인여성들의 줄어들지 않는 역할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노인여성에게 보살핌은 선택이 아니라 일차적인 역할이다.

“노인의 문제는 노인여성의 문제”라고 이야기되기도 하고 “여성문제는 많이 해결되었지만 노인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사별한 노인여성의 생계에 관한 논의들은 일어나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난 노인여성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노인운동을 위해 모인 노인남성들 속에서 노인여성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여성운동 안에서도 노인여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노인여성들은 평생을 그렇게 살았듯이 죽을 때까지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무언가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요구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인여성은 하나의 욕구를 가진 존재로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서 인식해야 한다. 곱게 늙어야 한다는 강박감과 함께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서 하나뿐인 귀중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노인여성을 여성성을 상실한 무성적인 존재나 인자하고 자애로운 모성의 틀에 가두지 말자. 노인여성이 보살핌 노동에서 얻어낸 자원들과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던 욕구들을 취미활동, 자원활동, 교육, 종교활동, 시민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옥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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