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들에 피해줘 마음 편치 않아…
성별로 부문 나누는 것 유지된다면
가장 높은 대회까지도 생각 중”

나화린 선수 ⓒ뉴시스·여성신문
성전환 여성 최초로 국내 공식 사이클 대회에 출전 해 2관왕을 차지한 나화린 선수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나화린 선수 블로그

성전환 여성 최초로 국내 공식 대회인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종목에 출전해 2관왕을 차지한 나화린(철원) 선수가 체급으로 부문을 나누는 것을 주장했다.

나 선수는 5일 열린 여자 일반1부 60~80㎞ 개인도로 종목에서는 2위를 차지해 3관왕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 3~4일 열린 경륜, 스크래치 종목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나화린 선수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체급으로 부문을 나누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출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2관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본업인 여성 농업인으로 살아갈 예정이지만, 성별로 부문을 나누는 것이 유지된다면 올림픽이라는 가장 높은 대회까지 출전할 생각도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강원 철원군에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운영하는 나씨는 주민등록상 여성이다. 남성이었던 2012년 제 47회 강원도민 체육대회에서 남자 일반1부 1㎞ 독주와 4㎞ 개인 주발 등 사이클 경기 4개 부문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사이클은 남자 선수 기록이 여자 선수들 보다 뛰어난 것이 일반적이다. 

나 선수의 도전에 일부 시민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한편, 일부 시민들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회를 준비한 다른 여성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2일 성명을 통해 “중요한 것은 트랜스 여성의 경기 출전의 공정 여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나 선수가 제기한 것처럼 한발 더 나아간 질문에 관한 더 많은 사회적 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평등은 대립하지 않으며 트랜스젠더가 배제된 지금의 스포츠가 곧 공정함을 의미하지도 않는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다양한 이들과 함께 공정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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