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스님 “사실무근…전 부인이 유전자 검사 불응해”
조계종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드러난 사실로 징계”

ⓒKBS 1TV '아침마당' 캡처
ⓒKBS 1TV '아침마당' 캡처

카이스트 출신 승려로 유명세를 얻은 도연스님이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는 조계종 관계자는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연스님을 종단 내 수사기관인 호법부가 불러서 조사했다고 8일 보도했다.

도연스님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해 경쟁에 회의감을 느껴 1년 만에 출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봉은사 명상 지도자로 활동하고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 등 단행본을 내고 TV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도연스님은 조사에서 '결혼 후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후 이혼하고 출가했다.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단 측은 도연스님에게 유전자 검사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전 부인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법부는 조계종 내에서 수사기관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조계종은 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종파로, 조사 결과에 따라 승적 박탈(멸빈)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15년에도 군종장교가 결혼한 사실이 드러나 승적이 박탈된 일이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종단에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므로 강제로 유전자 검사를 하게 할 수는 없으니 본인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만약 증명하지 못하면 그간 드러난 사실을 중심으로 판단해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연스님은 최근 불거진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2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내가 피해자다. 말도 안 되는 의혹에 내가 답할 일말의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질문에도 답하고 싶지 않고 지금 이 상황이 싫다. 억울한 게 있으면 법원에서 얘기하겠다”고 했다.

ⓒ도연스님 페이스북 캡처
ⓒ도연스님 페이스북 캡처

한편, 도연스님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일을 통해 조계종 종단에 부담을 주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당분간 자숙하고 수행과 학업에 정진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며 소셜미디어(SNS)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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