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방중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방중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5년 만에 중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는 것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지구는 중국과 미국의 각각의 발전과 번영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고 양국의 공동 이익은 존중돼야 하며, 각각의 성공은 서로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공통된 합의에 전념하고, 긍정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옮겨 중·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에게 미국과 중국이 책임감 있게 관계를 관리할 의무가 있고 세계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사말을 전한 뒤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은 35분 동안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관계를 강화해 중국에 반대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한 의사가 없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을 멈추게 하기 위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 뒤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하고,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게 압박할 ‘특별한 위치’에 있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했음을 시사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중국은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CNN은 블링컨 장관이 5년 만에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한 것은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 정부가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로 여겨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토니 블링컨 장관이 이날 시 주석과 심각하게 악화한 미중 관계를 '안정화'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지만 그의 가장 큰 요청이었던 군당국 간 소통라인 개선은 거절당한 채 베이징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과 회담 후 "중국은 군사적 접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대만 문제와 같은 사안에서 오판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AP는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발리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력과 경쟁을 위한 광범위한 의제로 복귀하기로 한 것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 없이 이틀 간의 회담에서 이뤄진 진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미중 관계 일부 진전...올바른 길 위에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현재 미중 관계가 올바른 길에 있다고 본다면서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중 관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린 지금 여기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양국 관계에 진전이 있었다고 보느냐는 후속 질문엔 "알다시피 진전이 이뤄졌다"며 "여러분은 그런 식으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정기적인 보고를 받는 등 블링컨 장관의 방중 상황을 면밀히 점검했다며 "대통령은 블링컨이 귀국하면 상세히 설명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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