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첫 변론’ 박원순 3주기 맞춰 개봉 예정
23일 현재 시민단체 30여곳·개인 500여명 참여
“다큐 제작진, 박원순 아닌 자신들 결백 주장하는 것...
피해자, 3년 넘게 2차 피해 시달려”

‘박원순 다큐멘터리 개봉 규탄 기자회견 연서명’ 구글 폼
‘박원순 다큐멘터리 개봉 규탄 기자회견 연서명’ 구글 폼

개봉을 앞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의 개봉 취소를 요구하는 이들이 연서명에 나섰다.

다큐 ‘첫 변론’ 개봉 규탄 기자회견 연서명 추진하고 있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다큐멘터리 ‘첫 변론’을 두고 “가해자 주변인들이 가해자의 명예회복을 자처하며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다”며 개봉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다큐멘터리 제작진에 “겉으로는 박원순을 믿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세워 놓은 허구의 박원순을 지키고, 그 뒤에 숨어 피해자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다”며 ‘첫 변론’이 박 전 시장이 아닌 자신들을 변호하기 위해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살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인정받았지만 그 후 3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게 그만 멈춰라. 이것(다큐)은 박원순을 위한 일도, 피해자를 위한 일도 아니다”고 다큐 개봉 취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과 성적인 의미를 내포한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이미 직장 내 성희롱은 성립한다. 그러니 ‘그럴 의도가 아니셨을 거다’, ‘그럴 분이 아니다’라는 말은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다. 또한 피해자의 표정과 행동이 어땠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일터에서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다 드러내지 않는다”며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연서명을 추진하는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는 “박 전 시장 사망 3주기에 맞춰 다큐멘터리를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큐의 원작 ‘비극의 탄생’도 피해자를 의심하고 2차 피해를 일으키는 내용이 가득한데, 영화로 다시 나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연서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연서명은 23일 현재 33개 단체와 500여명의 개인이 참여한 상태다. 구글 폼(https://forms.gle/RYDfyx64fRn9zWJz6)을 통해 연서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주최 측은 연서명 마감 후 오는 27일 오전 ‘첫 변론’ 개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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