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적자 못 버텨...모든 환자 진료 종료키로
동문 의사·노조·교수 등 반발

서울백병원이 경영 악화로 개원 83년 만에 폐원 수순을 밟는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백병원이 경영 악화로 개원 83년 만에 폐원 수순을 밟는다. ⓒ뉴시스·여성신문

83년 역사의 서울백병원이 경영난에 오는 8월31일까지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고 폐원한다. 서울백병원 출신 의사들과 노조와 교수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각 부속병원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8월31일까지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지난 6월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한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이날 이사장 명의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백병원 진료 종료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8월31일까지 외래, 응급실, 입원 등 모든 환자 진료를 종료하고, 입원 중인 환자들의 타 병원 전원도 지원할 방침이다. 병원 구성원 전원 고용을 유지하고, 현재 수련 중인 인턴들은 같은 계열인 타 백병원이나 타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체 검진과 임상연구 등 의료사업도 타 백병원으로 이관한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몇 안 되는 대학병원이자 감염병 전담병원이다. 그러나 도심공동화와 대형병원과의 경쟁 등으로 지난 20년간 누적 적자가 1745억원(의료이익 기준)에 달했고, 이를 극복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지 못했다는 게 인제학원과 서울백병원의 입장이다. 

서울백병원 각 진료과 동문 대표들은 성명서를 내고 폐원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7일 동문 대표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의 독단적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폐원 의결을 철회하고 서울백병원이 의료와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도 병원 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진료 종료 시점을 결정했다며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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