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주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팩트 체크’ 포럼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팩트 체크’ 공동포럼이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소회의실 1에서 온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팩트 체크’ 공동포럼이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여성 과학계와 원자력 전문가, 약학 전문가가 모여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우려와 팩트 체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와 관련해 국민 알권리 충족과 먹거리 선택 불안 해소를 위해서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팩트 체크’ 공동포럼이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 1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원자력발전포럼 교육분과와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가 후원했다.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슈에 대해서도 여성과학기술인들이 과학기술인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논리와 함께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인사말을 했다.

먼저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처리수의 과학적 사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직접 방류되는 것이 아니라,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이라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후쿠시마 처리수의 인체 영향은?’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교수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환경 영향이 다르다”며 “ALPS(다핵종처리시설) 처리장치 유무는 우리나라로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11년 원전 사고 후 2년간 쏟아진 오염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해역과 해산물의 방사능은 정상 범위”라고 했다.

또 강 교수는 “방류수 확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한 사람이 6000억년 동안 노출됐을 때 연간 선량 한도인 1m㏜(밀리시버트)가 된다. 처리되지 않은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60억년간 문제없다.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이로 인한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다.

패널토의에서는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명예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그는 “한국의 과학기술이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지만 국민 신뢰가 이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쉬운 실정”이라며 “과학자를 믿고 올바른 정보를 근거로 판단해 사회적 갈등을 줄여 나갈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유해물질의 독성발현 용량과 허용기준치의 의미’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생물학적 효과 또는 독성에 대해 “‘용량과 투여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독성’의 언급은 ‘아스피린 먹으면 죽을 수 있다’ 또는 ‘물 마시면 죽을 수 있다’와 같은 말”이라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삼중수소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도 “저선량의 삼중수소가 위험하다는 주장들은 사실을 들어 적시하는 과학자의 언어가 아니고, ‘사실’을 취사선택해 과학으로 위장하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계의 수준을 무시하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숙경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 회장은 ‘해양 생태계와 수산물의 방사능 안전’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회장은 “후쿠시마 사고로 인공방사능이 해양에 버려졌지만, 해양 방사능의 총량은 대부분 자연방사능이 차지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처리수를 방류하게 되면 가장 가까운 쿠로시오 난류를 포함한 북태평양해류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확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방류수에 포함된 정도의 삼중수소가 먹이사슬을 통해 방사능 축적이 일어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후쿠시마 처리수를 방류하면 먹이사슬을 따라 방사능이 축적돼 수산물을 먹을 수 없다는 의견은 과학적인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옥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은 ‘방사능 루머에 대한 패턴과 국민정서’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 부회장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후쿠시마 처리수에 대한 우려는 사회학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후쿠시마 처리수는 과학적으로는 방류해도 되지만, 국민 정서 고려와 정치적 이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년 4월 10일 선거 이후 방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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