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터지다(박희정/파시클/1만8500원) ⓒ파시클
그리고, 터지다(박희정/파시클/1만8500원) ⓒ파시클

그리고, 터지다


인권기록활동가인 저자가 다양한 세대의 여성 만화가 5명을 만났다. 여성들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터지고 말 것이라는 말처럼, 이들의 삶의 궤적과 어우러져 탄생한 ‘여성서사’는 이미 세상에 균열을 내고 있다. 한편,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웹툰 업계는 전성시대를 맞았으나, 만화가는 여전히 ‘먹고살 만한’ 직업이라고 하긴 어렵다. 창작자들은 업계의 불공정한 노동환경을 증언하며,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자고 손 내민다.

박희정/파시클/1만8500원

돌봄과 작업 2(김유담 외 10인/돌고래/1만 7000원) ⓒ돌고래
돌봄과 작업 2(김유담 외 10인/돌고래/1만 7000원) ⓒ돌고래

돌봄과 작업 2


엄마가 된다는 것은 곧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만큼 ‘나에게 정말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집중할 수 있고,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오히려 일이 풍요로워지는 면도 있다. 이들의 삶은 ‘저출산 시대의 애국자’나 ‘경력단절’이라는 어떤 한 가지 단어로만 설명될 수 없다. 작가, 교사, PD, 과학자, 만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1명의 엄마이자 ‘작업자’들이 모성과 일의 역학을 낱낱이 파헤쳤다.

김유담 외 10인/돌고래/1만 7000원

돌봄의 온도(이은주/헤르츠나인/1만 5200원) ⓒ헤르츠나인
돌봄의 온도(이은주/헤르츠나인/1만 5200원) ⓒ헤르츠나인

돌봄의 온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게 된 베테랑 요양보호사. 매일 급변하는 피돌봄인의 기분을 어루만지고, 병환의 차도를 세심하게 확인하며, 돌발 사고에 대처하는 등 타인을 돌보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가족을 돌본다는 건 또 달랐다. 저자는 돌봄을 잘 제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돌봐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 돌봄은 감정 소모가 심한 일이기에 ‘마음의 온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돌봄을 위해 다른 가족들에게 함께하자고 요청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은주/헤르츠나인/1만 5200원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찰리 콜린스/박경리 옮김/브.레드/2만 3000원) ⓒ브.레드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찰리 콜린스/박경리 옮김/브.레드/2만 3000원) ⓒ브.레드

프리다, 스타일 아이콘


한 시대를 풍미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만인의 뮤즈인 프리다 칼로의 삶과 세계를 들여다보는 책. 프리다는 소아마비와 버스 사고에도 좌절하지 않고 스페인과 멕시코 혼혈이라는 정체성, 사진작가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예술성과 어머니에게 배운 강인함을 토대로 삶의 의지를 다졌다. 저자는 프리다가 수많은 액세서리와 의복, 소품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표현의 수단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보여주며 그가 패션계와 프리다마니아에게 남긴 지속적인 유산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찰리 콜린스/박경리 옮김/브.레드/2만 3000원

우린 춤추면서 싸우지(한채윤/은행나무/1만 7000원) ⓒ은행나무
우린 춤추면서 싸우지(한채윤/은행나무/1만 7000원) ⓒ은행나무

우린 춤추면서 싸우지

성소수자의 삶과 사랑, 행복을 지켜온 30년의 이야기. 1998년 최초의 성소수자 잡지 ‘버디’를 창간한 저자가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로서 글을 쓰고 강연을 해오며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담아냈다. 또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에 맞춰 ‘춤추면서 싸워온’ 이들이 남긴 무지갯빛 발자취이자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으로서 살아온 솔직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책을 통해 누군가 어떤 정체성을 가졌든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그들의 행복을 존중할 수 있는 세상을 소회하는 시간들을 소회한다.

한채윤/은행나무출판사/1만 7000원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박에디/창비/1만 8000원) ⓒ창비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박에디/창비/1만 8000원) ⓒ창비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


전진하는 젠더여행자 박에디의 세상을 향한 커밍아웃. 군필, 기독교인, 노동자, 바리스타, 퀴어판의 엔터테이너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젊은 인권활동가 박에디는 책을 통해 한 사람의 트랜스젠더로 살아온 저자의 희로애락과 성별정정하기까지 겪은 정상사회와의 불화를 소개한다. 혐오세력의 피켓 앞에서 셀카를 찍고 후배 퀴어들에게 ‘징그럽게 계속 살아가자’는 그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트랜스젠더도 무사히 할머니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박에디/창비/1만 8000원

우린 잘 살 줄 알았다(김멋지, 위선임/핀드/1만 6800원) ⓒ핀드
우린 잘 살 줄 알았다(김멋지, 위선임/핀드/1만 6800원) ⓒ핀드

우린 잘 살 줄 알았다


스무 살에 같은 학교, 같은 과에서 만나 친구가 된 저자들. 서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718일간의 세계 일주를 했다. 잘 알고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살림을 합치니 “잘 살 거라는 확신은 어떤 기별도 없이 의심이 되었”다. 하지만 배려하고 애쓰다보니 어느새 서로 극과 극인 취향과 성격에서 나오는 엇박자도 즐기게 됐다. 우울증과 번아웃을 차례로 겪었던 시간에도 서로를 일으키며 정말로 ‘잘 살아온’ 두 저자의 동고동락 이야기.

김멋지, 위선임/핀드/1만 6800원

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마고 투르카/김모 옮김/롤러코스터/1만 8000원) ⓒ롤러코스터
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마고 투르카/김모 옮김/롤러코스터/1만 8000원) ⓒ롤러코스터

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


서른셋 미술교사 마고는 어느 날 아침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기운이 없고 생각이 뒤죽박죽 엉키는가 싶더니 간단한 단어조차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병명은 뇌경색으로 인한 허혈성 뇌졸중.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난데없이 등장한 뇌졸중에 마고는 큰 혼란을 겪다, 의료진과 가족, 병실 동료 환자들과의 교류 속에 신체에 찾아온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마고의 투병 생활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무엇보다도 타인과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마고 투르카/김모 옮김/롤러코스터/1만 8000원

안진: 세 번의 봄(강화길/안전가옥/1만 2000원) ⓒ안전가옥
안진: 세 번의 봄(강화길/안전가옥/1만 2000원) ⓒ안전가옥

안진: 세 번의 봄


안진에서 펼쳐지는 세 모녀의 이야기. 작가는 세 번의 봄을 배경으로 안진이란 도시에서 펼쳐지는 세 편의 가족 이야기, 그중에서도 사랑과 미움이 범벅된 모녀의 이야기를, 죽음과 삶을 양손에 그러쥐고 치밀하게 그려낸다. 세 개의 단편은 울퉁불퉁하고 서늘하게, 그리고 긴장감 있게 우리를 안진이라는 도시로 데려간다. 그리고 그곳엔 길을 헤매고 있는 여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찾아 나서는 여자들, 사라졌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여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강화길/안전가옥/1만 2000원

나, 나, 마들렌(박서련/한겨레출판/1만 5000원) ⓒ한겨레출판
나, 나, 마들렌(박서련/한겨레출판/1만 5000원) ⓒ한겨레출판

나, 나, 마들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박서련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2023년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표제작 ‘나, 나, 마들렌’을 비롯해, 성별 정정을 완료한 트렌스젠더의 인공 자궁 이식과 임신 및 출산을 다룬 ‘김수진의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년 주인공 목소리를 장기간 맡아온 50대 성우와 실력은 별로지만 만화 같은 외모에 팬덤이 막강한 20대 신예 성우의 감정 교류를 통해 여성의 몸과 노화, 욕망을 그려낸 ‘젤로의 변성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두루 소화해내는 기량을 뽐낸다.

박서련/한겨레출판/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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