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배우협회 회장 프랜 드레셔 ⓒ드레셔 트위터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배우조합 회장 프랜 드레셔 ⓒ드레셔 트위터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배우조합)이 곧 파업에 들어간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배우조합의 파업은 1980년 이후 43년 만이다.

미 작가조합(WGA)이 현재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배우조합이 합류하면서 할리우드의 양대 노조가 1960년 이후 63년 만에 동반 파업을 벌이게 됐다.

배우조합의 수석협상가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투표로 오늘 밤 12시(현지시간)부터 파업을 시작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배우 16만명이 소속된 배우조합은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고용계약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막판 협상에는 미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이 개입해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측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배우조합은 지난달 7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98%의 찬성표를 얻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협상을 벌여왓다.

배우조합은 앞서 파업을 시작한 작가조합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시대의 재상영분배금(residual)과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배우의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해왔다.

특히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배우들은 또 자기 외모나 목소리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면서 이를 방지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초, 할리우드 작가 9000여 명이 소속된 작가조합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가 열리면서 제작 환경이 나빠졌고 저임금 노동도 늘었다며 파업을 시작했다.

이미 작가조합 파업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상당수 작품 제작이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배우들까지 촬영 현장에 나오지 않으면 할리우드 산업이 거의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 파트 2'(“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 Part 2와 넷플릭스의 새 TV 시리즈 '스트레인저 띵스(Stranger Things)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들의 제작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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