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림 수업(최소연/김영사/1만 7800원) ⓒ김영사
할머니의 그림 수업(최소연/김영사/1만 7800원) ⓒ김영사

할머니의 그림 수업


평균 나이 87세, 여덟 제주 할머니가 그림을 그리며 얻은 몸과 마음의 상쾌한 해방. 여자라서, 가난해서, 글을 배우지 못해서 고단했던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의 여덟 할머니가 흰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서 마법이 일어났다.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때로는 홀로, 때로는 한데 모여 붓을 들며 환대와 희망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이것이 곧 해방이라는 할머니들.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치유하며 다시 무릎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서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최소연/김영사/1만 7800원

위험한 책 읽기(허윤/책과함께/2만 2000원) ⓒ책과함께
위험한 책 읽기(허윤/책과함께/2만 2000원) ⓒ책과함께

위험한 책 읽기


문학소녀에서 페미니스트까지, 여성들을 ‘위험한 사상가’로 만드는 한국 여성 독서문화사. 문학이론가 루카치는 근대소설을 “지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성숙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장르”라고 정의했다. 집을 떠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여성들은 그저 소설의 독자가 될 뿐 어떠한 주체적 캐릭터도 되지 못하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젠더를 의식하는 여성의 독서는 필연적으로 감각의 재배치이자 정치적 행위가 된다. 저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장르의 계보를 복원하는 작업을 통해 이러한 여성 독서의 정치성을 면밀하게 드러낸다.

허윤/책과함께/2만 2000원

너의 꿈이 될게(지소연·이지은/클/1만 6500원) ⓒ클
너의 꿈이 될게(지소연·이지은/클/1만 6500원) ⓒ클

너의 꿈이 될게


최연소, 최초, 최다라는 타이틀의 소유자이자 대한민국 여자축구 일인자, 지소연의 첫 인터뷰집. 축구가 좋아 공을 끌어안고 잤던 아이는 어떻게 만 15세에 대한민국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나. 책은 매순간이 도전이었던 축구 선수 지소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루는 동시에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소연이라는 사람을 조명한다. 걷는 길이 역사가 되는 한 사람의 성장 과정과 커리어, 앞으로의 목표 등 그 놀라운 궤적은 축구 꿈나무들에게는 훌륭한 표본이 되며 축구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얘기가 된다.

지소연·이지은/클/1만 6500원

재가 된 여자들(에밀리 나고스키 외 1인/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1만 9000원) ⓒ책읽는수요일
재가 된 여자들(에밀리 나고스키 외 1인/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1만 9000원) ⓒ책읽는수요일

재가 된 여자들


가부장제라는 조작된 게임에서 번아웃이 온 여성들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과학적 방법. 책은 여성들이 겪는 번아웃을 ‘감정적 소진’으로 새롭게 규정하며 여성들이 해소되지 못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삶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설명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겪는 문제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여성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베푸는 인간’이 되어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끝없이 베풀 것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에 있다고 설명하며 여성들이 연대와 돌봄을 무기로 가부장제를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한다.

에밀리 나고스키 외 1인/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1만 9000원

차별하는 구조 차별받는 감정(이주희/글항아리/1만 6800원) ⓒ글항아리
차별하는 구조 차별받는 감정(이주희/글항아리/1만 6800원) ⓒ글항아리

차별하는 구조 차별받는 감정


취업을 포기하고 은둔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무기력함과 좌절이 어디서 온 것일지 한 번쯤 의문을 품지만, 모든 것이 ‘나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귀결에 다다르기 십상이다. 저자는 이런 ‘기분’도 불평등한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감정을 살피며, 이에 연루된 차별적 사회 구조를 명쾌하게 분석한다. 그리고는 감정을 인식하는 것을 시작으로, 구조의 변화까지 함께 꾀하자고 말한다.

이주희/글항아리/1만 6800원

희망의 책(제인 구달 외 2인/변용란 옮김/사이언스북스/1만 8000원) ⓒ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책(제인 구달 외 2인/변용란 옮김/사이언스북스/1만 8000원) ⓒ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책


침팬지와 생활하며 최초로 동물을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연구하고, 침팬지를 비롯한 야생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에 28개의 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이른 제인 구달. 그가 기후 위기 시대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행태로 많은 이들이 ‘솔직히 희망이 없는 것 아니냐’는 회의에 빠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바다에 물방울 하나 떨어뜨리는’ 노력 같을지라도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변화에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제인 구달 외 2인/변용란 옮김/사이언스북스/1만 8000원

옆집의 비혼주의자들(김지서/고즈넉이엔티/1만 5000원) ⓒ고즈넉이엔티
옆집의 비혼주의자들(김지서/고즈넉이엔티/1만 5000원) ⓒ고즈넉이엔티

옆집의 비혼주의자들


비혼의 삶은 정말 기혼보다 쾌적하고 행복하기만 할까? 서른세 살의 비혼주의자 수진은 ‘여성 비혼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송파구 가락동에 보증금 1억, 월세200의 아파트를 구하고 함께 살 비혼주의자 다섯 명을 모은다. 월세를 40만원씩 나누면 부담이 줄어 마냥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둘씩 불만이 터져나오며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비혼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비혼 라이프의 좌충우돌을 담은 장편소설.

김지서/고즈넉이엔티/1만 5000원

초보 노인입니다(김순옥/민음사/1만 6800원) ⓒ민음사
초보 노인입니다(김순옥/민음사/1만 6800원) ⓒ민음사

초보 노인입니다


사람은 언제부터 ‘노인’이 될까? 만 65세가 되는 날? 처음으로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받은 날? 그저 가격이 싼 새 아파트라는 이유로 입주민의 평균 나이가 80대인 실버아파트에 입주했던 저자는 아직 자신이 노인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깨닫고 당혹스러워한다. 그곳에서 ‘늙음’의 현실과 의미를 마주하며 ‘초보 노인’으로서 노인이 된 자기 모습을 그려 본다. 다른 노인 입문자들을 위한 길라잡이이자, 저자의 푸념이며 관찰 기록이다.

김순옥/민음사/1만 6800원

나의 조현병 삼촌(이하늬/아몬드/1만 7000원) ⓒ아몬드
나의 조현병 삼촌(이하늬/아몬드/1만 7000원) ⓒ아몬드

나의 조현병 삼촌


조현병은 성별, 국가, 인종과 상관없이 1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유병률이 높은 정신질환이다. 그 많은 조현병 당사자와 가족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올해 65세인 저자의 삼촌은 40년간 조현병을 앓았다. 이 사실은 가족에게 “죽을힘을 다해 숨겨온 이야기”였다. 저자는 대대로 내려온 부끄러움과 거짓말을 이제는 멈추고 싶었다고 말한다. 정신장애 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조언도 담았다. 더 많은 이들이 낙인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바라며.

이하늬/아몬드/1만 7000원

지구의 절반을 넘어서(트로이 베티스 외 1인/정소영 옮김/이콘/1만 8000원) ⓒ이콘
지구의 절반을 넘어서(트로이 베티스 외 1인/정소영 옮김/이콘/1만 8000원) ⓒ이콘

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매년 갱신되는 여름 더위, 예측 불가한 폭우 피해로 죽는 사람들. 이대로 간다면 2050년 지구에는 거대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게 국제기구 및 환경운동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과연 인간과 지구가 공존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저자는 ‘과학적 유토피아’인 ‘지구절반 사회주의(Half-Earth Socialism)’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정치경제 차원에서 대대적인 계획과 조정을 실현하자는 이 제안은, 무조건적인 낙관이나 비관이 아니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류를 위한 근거 있는 희망이다.

트로이 베티스 외 1인/정소영 옮김/이콘/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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