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성범죄’ 논의 예정이었지만…“면담 사실 공개로 취소”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6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6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만나 권력형 성범죄 혁신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취소됐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양측 간담회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혁신위와 넥스트민주당은 당초 26일 오전 당사에서 면담할 예정이었다. 권력형 성폭력 예방을 위한 혁신안을 제안하고 싶다는 넥스트민주당 측 제안을 김 위원장이 수락하면서 양측 만남이 성사됐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에 따르면 회동을 사흘 앞둔 지난 23일 이와 관련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김 위원장이 돌연 간담회를 취소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한 것은 김 위원장 본인”이라며 “일방적으로 면담 취소를 통보하는 것은 청년들을 동등한 동료로 보지 않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을 발표하며 미래세대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것과는 분명 상반되는 처사”라며 “이는 청년들을 이용하는 기존 586 문법과 다를 바 없어 사과로 다름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청년모임인 ‘넥스트민주당’이 7월 5일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형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안서를 김은경 당 혁신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넥스트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내 청년모임인 ‘넥스트민주당’이 7월 5일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형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안서를 김은경 당 혁신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넥스트민주당

그는 “무엇보다 당 개혁을 위해 혁신위원장 자리에 앉은 분이 혁신안을 논하는 자리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언론에서는 성범죄와 관련해 혁신을 하실 것처럼 말하고, 뒤에서는 제안서만 당사에 두고 가라는 말은 곧 만나자고 했던 것이 실언이었던 것이냐”고 직격했다.

이어 “권력형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은 이미 혁신위원장과 위원들에게 보내 드렸다”며 “제안서라도 꼼꼼히 살펴보시고 확실한 피드백을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넥스트민주당은 ‘권력형 성범죄:안전한 민주당으로 가는 길’ 토론회를 열고 ‘권력형 성범죄 예방을 위한 혁신안’ 5가지를 혁신위에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권력형 성범죄 발생 시 14일 이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개회 의무화(국회법 제46조 개정) △당규 및 윤리규범 내용에 피해호소인 표현 삭제 △현직 국회의원·단체장·당대표 등 성평등 교육 의무화 △당내 젠더폭력신고센터 기능·위상 격상 △당내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일상회복 지원제도 마련 △성평등 의전 가이드라인 제정 및 보급 등이다.

지난 21일 김은경 혁신위는 당의 윤리강화를 위한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성비위 관련 내용은 없었다.

혁신안에는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 방식으로 변경 △당 윤리감찰단에 상시·특별감찰 시스템 도입 △시민 감찰관제 도입 △회피를 목적으로 탈당할 경우 복당 제한 조치 △현역의원 평가 기준에 도덕성 비중 강화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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