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잼버리 공원에서 바라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  ⓒ뉴시스·여성신문
전북 부안군 잼버리 공원에서 바라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 ⓒ뉴시스·여성신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이하 잼버리)가 개영 첫날부터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비하지 못한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과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잼버리 파행을 보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적은 보도량 이지만 긍정적인 보도는 많지 않다. 

잼버리 8일간의 기록 '우왕좌왕'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8월 1일 시작해 전날까지 8일을 소화했다. 개영식 때는 온열질환자가 108명 발생했다. 이튿날도 역시 수백명이 온열질환 증세를 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계 부처에 안전 확보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잼버리 대회장에 냉방 버스·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하라” 주문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4일 오전 11시 30분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예비비 60억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창인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존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그늘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창인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존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그늘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위를 이기지 못했던 미국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야영지에서 철수했다. 미국 참가자 1500명은 지난 6일 새만금을 떠나 경기도 평택의 주한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떠났다.

스카우트의 종주국이자 가장 많은 참가자를 파견했던 영국 대원들도 새만금을 떠나 수도권의 호텔로 이동했다. 영국 참가자는 4500명이다.

정부와 잼버리조직위원회의 우왕좌왕 행보는 두 나라 대원들이 떠난 뒤 본격화 됐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을 잼버리 중단을 건의했지만 정부와 조직위는 계속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오후 3시 '잼버리 프레스센터 브리핑실'에서 열린 언론 대상 브리핑에 참석해 "잼버리 대회 운영 일정과 관련해 오늘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열고, 중단 없이 대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잼버리조직원회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초 6일 야간에 개최하기로 계획되었던 K-POP 공연 행사는 현재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 발생 및 안전 문제를 감안해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K팝 콘서트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했다고 알렸다.

정부와 조직위는 제 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해 잼버리장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자 7일 새만금 탈출 계획을 세웠다. 잼버리대원들을 수도권 등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K팝 콘서트 장소는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스카우트 표어 "준비하라"... 조직위, 준비하지 못했다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외신들은 섭씨 33도를 웃도는 잼버리 야영장에서 고통받은 참가자들과 그들을 보낸 부모들의 반응을 전했다.

영국에서 온 참석자 소피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끔찍하다(A bit horrific)"고 말했다. "너무 덥다. 활동이 중단되어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밤이 되면 작은 곤충들이 나온다. 우리는 모두 물렸다"라고 덧붙였다.

스카우터들 중 많은 이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몇몇은 최대 4년 동안 그들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익명의 한 스카우트는 "우리가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마치, 와, 우리는 사실 한국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위에 대해 "때때로 약간 사기를 떨어뜨린다. 우리는 오늘 아침 샤워를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항상 화장지가 있고 주변에 비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괜찮다. 할 수 있는 재미있는 활동이 있다"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17세 아들을 새만금 잼버리에 보냈다는 미국 버지니아주 크리스틴 세이어스씨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크리스틴 세이어스 씨는 "6500달러(약 848만원)를 들여 잼버리에 참가하려는 17살 아들 코리의 꿈이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와 우리가 그를 보내기 위해 가족으로서 희생한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그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14살 아들을 잼버리에 보낸 미국 콜로라도의 저스틴 카우텐씨를 인터뷰했다. 카우텐씨는 아들이 금요일 밤 심한 탈수로 구토를 하고 있었지만 병원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주최인 우리 정부가 허용 가능한 음식과 열을 식힐 공간과 같은 스카우트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우텐씨는 "저와 제 아내는 현 시점에서 그가 안전하게 집에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라며 "한국 정부가 전 세계에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스카우트 표어인 "준비하라(Be Prepared)"를 언급하며, 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스카우트 조직 관계자들과 정부를 포함한 행사 주최자들이 그 모토를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처음부터 보내지 않았어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기 퇴영길에 오른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정류장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기 퇴영길에 오른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정류장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BBC는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숙영지였던 새만금을 떠나 서울의 호텔로 옮기면서 17억원 가까이 추가 지출해 앞으로 최소한 3년 동안은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맷 하이드 대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7일(현지시각)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원들이 잼버리 참가에 한 사람당 약 3500파운드(약 584만원)씩 지불했으며 대다수가 모금으로 비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직접 벌인 모금 행사로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참가비를 모으기 위해 십여개월 동안 학교와 지역에서 쿠키 등을 만들어 모금 행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드 대표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야영지를 떠나 호텔로 옮기면서 예비비에서 100만 파운드(16억7천만원)가 훨씬 넘는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계획한 예비비가 있었으며 이번 추가 지출은 앞으로 3~5년 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이번 잼버리에 가장 많은 4500명이 참가했다.

그는 영국 스카우트연맹 측이 현장 상황에 대해 반복적인 우려를 제기했고 일부 개선이 있었지만 "너무 늦었다"면서 미흡했던 잼버리 준비 상황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은 그늘 부족, 식이 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부족, 열악한 위생과 불충분한 의료 서비스 등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영국 스카우트 대표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잼버리 참여를 취소하지 않은데 대해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러버 지역 스카우트 자원활동가인 그래미 영은 “가장 적극적이고 용감한 결정은 처음부터 (한국에) 가지 않는 것이어야 했다”며 “영국은 미리 (새만금에) 사람들을 보내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드 대장은 한국행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그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연맹 측이 현장 상황에 대해 반복적인 우려를 제기했고 일부 개선이 있었지만 "너무 늦었다"면서 미흡했던 잼버리 준비 상황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은 그늘 부족, 식이 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부족, 열악한 위생과 불충분한 의료 서비스 등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오지 않은 2027 개최국 폴란드 대통령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바르샤바(폴란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7 스카우트 잼버리 개최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한국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8일(한국시각) 로이터통신은 두다 대통령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기간인 9일 방한해 12일로 예정됐던 잼버리 폐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고 주한 폴란드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다 대통령의 방한 취소는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 전국 8개 지역에 분산 수용되는 데다 벨라루스가 이달 초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등 국경 간 긴장이 고조된 된데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오는 2027년 항구도시 그단스크에서 다음 세계잼버리대회를 개최한다.

두다 대통령이 차기 개최국 국가 정상 자격으로 마지막날 새만금 잼버리 대회장에서 열리는 폐영식에 참석해 세계잼버리대회 깃발을 이어받을 예정이었다.

두다 대통령이 방한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재회 여부도 관심사 였었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폴란드가 K2 흑표 전차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인 만큼 한국 방산업계 사업장도 찾을 계획이었다. 최근 한국 방산업의 최대 고객인 폴란드 대통령의 한국 방문 취소는 잼버리 파행 이상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폴란드 대통령 방한 추진했던 건 사실이나 지금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폐회식 이전 계획대로 하기 쉽지 않다"며 "두다 대통령 방한시 예정된 행사도 기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여러 가지 고려해 계획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내외 사정 때문에 오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새만금 잼버리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전혀 무관한 것으로 안다. 그런 해석은 지나치다고 본다. 또 다른 이유라면 태풍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이 폐회식에 오지 않으면 마지막도 파행으로 끝나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한일월드컵과 하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라고 소개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