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재철 작가
ⓒ오재철 작가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충격적 또는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함으로써 얻게 되는 스트레스성 외상 장애로 마음의 상처가 극심하게 남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트라우마는 살면서 과거 경험과 유사한 상황에 놓일 때 심리적 불안감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트라우마는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인 경우가 많아서 한 번 아로새겨진 트라우마는 극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이 중요합니다. 어떤 부정적인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을지 모르니 아이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에 주의를 기울여야겠지요.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앞서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남긴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긍정으로 가득 채워진 과거라면 긍정적 트라우마가 형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형성된 긍정의 트라우마는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심리 반응을 이끌어낼 테고, 그러한 긍정의 감정들이 결국 행복한 삶으로 이끌지 않을까요? 

ⓒ오재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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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마음껏 뛰놀며 부모와 마주 보고 웃는 날이 많은··· 그런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한 아이는 심리적인 베이스가 튼튼한 어른으로 성장할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아이의 무의식 속에 이런 행복한 기억들을 심어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합니다.

물론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일상 생활에서 아이에게 행복한 기억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층간 소음으로 인해 조용히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적으로 돌발적인 위험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된 도시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조심이라는 미명 하에 ‘마음껏’ 보다는 ‘적당히’ 뛰어놀 수 밖에 없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숙명 같습니다.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보세요! 

푸른 잔디가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를 힘이 다하는 순간까지 뛰어 노는 시간을 선물해 보세요. 한눈에 다 담기지 않는 자연 풍광을 바라보며 힘이 다하는 순간까지 소리 지르는 시간을 선물해 보세요. 파도가 닦아 놓은 모래사장 위에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그려보는 시간을 선물해 보세요. 그렇게 마! 음! 껏! 뛰어 논 아이와 웃음을 머금고 나누는 긍정의 대화들로 채워지는 행복한 기억을 아이의 가슴 속에 새겨 주세요. 그런 아이는 마음이 튼튼한 어른으로 성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여행 육아’란 아이가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어쩌면 기억하지 못하는 무의식 속을 행복한 감정과 추억으로 채워주기 위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잊지 마세요.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재철 여행·사진작가.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해 상업사진가로 일한 오 작가는 저서 『함께, 다시. 유럽』,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우리 다시 어딘가에서』 등을 펴냈다. 
오재철 여행·사진작가.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해 상업사진가로 일한 오 작가는 저서 『함께, 다시. 유럽』,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우리 다시 어딘가에서』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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