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가장 큰 변수인 미국 추가 긴축 의지
동결 결정 주요 원인 불안한 경기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지난 2·4·5·7월에 이어 24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오르는 등 인상 요인이 있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위험)까지 겹쳐 경기가 더 불안해진 만큼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다 일단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한은은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의 추가 긴축 의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주요 원인은 불안한 경기 상황이다.

2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 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 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더구나 최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중국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에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실현이 더 불투명해졌다.

그렇다고 가라앉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추기에는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고민이다.

우선 기준금리 동결 기조 속에서도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다시 늘어나는데, 금리 인하로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줄었던 가계신용(빚) 잔액(1862조 8000억원)은 지난 2분기 9조 5000억원 증가했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초유의 2.0%포인트(p)까지 커진 가운데 최근 환율도 9개월 만에 1340원대로 올랐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2.00%p(한국 3.50%·미국 5.25∼5.50%)로 유지됐으나, 미국의 추가 인상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기저효과가 큰 만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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